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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檢, 어느 한쪽이 멈추지 않으면 ‘초유의 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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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檢, 어느 한쪽이 멈추지 않으면 ‘초유의 검란’

입력
2019.09.06 04:40
수정
2019.09.06 07: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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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 대검 반발에 공개적인 경고까지 

 검찰 수뇌부 ‘靑 불신임’ 인지 땐 집단사표 던지는 시나리오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집무실로 복귀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집무실로 복귀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에 대한 수사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검찰이 서로 날선 발언을 주고 받으면서 ‘조국 대전’이 ‘청검 충돌’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가 검찰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검찰 역시 청와대의 직ㆍ간접적 수사 압박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면서 검찰 조직이 집단 반발을 하는 ‘검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청와대의 입장 표명을 수사개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동양대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을 통해 총장상 발급 경위와 적절성을 파악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부적절한 행위는 없었다”고 결론을 내리자 사실상 ‘수사 가이드 라인’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부장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도 안 된 사건에서 팩트를 알 리도 없는 청와대 관계자가 사실상의 지침을 준 것이라 상당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정치인이 사실 관계를 물으러 전화한 것도 오해 받는 상황에서 공무원이 어떻게 수사 사항을 발언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역시 검찰에 대한 불신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검의 반응이 나오자 청와대는 “청와대는 국민과 함께 인사청문회를 지켜볼 것이며, (조 후보자의 거취 문제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할 것”이라도 했다. 청와대가 ‘인사권자’를 언급한 대목에 대해선 윤석열 검찰총장 등 검찰 수뇌부에 대한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공개적인 경고로도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갈등이 더 깊어진다면 조 후보자가 장관이 되자마자 인사권을 발동할 수 있다”며 “검찰총장은 임기보장이라 못 건드릴 수 있어도 그 밑에 수사라인은 서울중앙지검장을 포함해 전부 인사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강경한 대응에 나선 것은 조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대통령의 법무부 장관 임명권에 도전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선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고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검찰 주변에서는 “윤 총장의 평소 수사 스타일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청와대의 경고를 받았다고 검찰이 수사 강도를 낮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많다. 윤 총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다가 상부에서 수사 관련 압력이 내려오자, 검사장 결재 없이 영장을 청구했고, 결국엔 국정감사에서 상부의 부당한 지시가 있었음을 알린 사례가 있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대검이 청와대에 이런 표현을 쓴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이 정도면 거의 전면전으로 한 판 붙는 상황이라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검찰의 충돌 국면에서 검찰 수뇌부가 ‘불신임’으로 받아들여 집단 사표를 던지는 시나리오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윤 총장을 따르는 상당수 검사들의 집단 반발로 이어져 청와대와 검찰 조직이 정면 충돌하는 ‘최대의 검란’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후폭풍을 검찰이 감당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민적 지지가 있는 윤 총장이더라도 옷을 벗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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