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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脫일본’ 움직임에 日 기업 “공장 옮겨야 하나”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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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脫일본’ 움직임에 日 기업 “공장 옮겨야 하나” 좌불안석

입력
2019.08.07 04:40
수정
2019.08.08 06:5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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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기업 간 상호 의존도 높아… 갈등 장기화땐 피해 부메랑 우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이 일본산 반도체 소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소재 국산화 및 수입선 다변화 구축 분위기가 활발해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부메랑 피해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발표 이후 일본 언론과 기업들은 한국 경제에 미치는 타격 외에도 한일 경제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주요 고객인 한국 기업들의 ‘탈(脫)일본’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왔다.

지난달 4일부터 수출규제 강화가 시행된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질적인 피해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 엄격해진 수출 신청 절차로 이전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한다는 하소연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기업들의 일본산 소재나 장비들의 안정적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일본의 업계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경제보복 2탄인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정령(시행령) 개정안이 확정되면서 거의 전 산업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이 이를 대비해 국산화와 대체 거래처 확보에 나서면서 이들 기업에 납품하는 일본 기업들의 우려가 조만간 표면화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달 29일 ‘한일 충돌, 흔들리는 반도체 연합’이라는 온라인판 기사에서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의 급성장을 지원한 것은 일본의 기술”이라면서도 “(국제 분업 구조상) 일본 기업도 이웃 나라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2008년 일본의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액 중 한국의 비중은 20%에 미치지 못했으나 2017년엔 약 40%를 차지했다.

또 “갈등의 확대와 장기화는 한일 경제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의 비원(悲願)인 반도체 제조장비나 소재의 국산화 움직임이 시작됐고, 불화수소의 원료인 형석의 경우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를 점유하고 있어 한일 갈등의 어부지리를 얻은 중국이 지배력 확장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일 기업 간 상호 의존도가 높아 한국 기업에 피해나 비용이 발생하면 일본 수출기업이나 소니와 파나소닉 등 한국 반도체를 사용해야 하는 기업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주요 고객인 한국 반도체 기업을 놓치지 않으려면 일본 기업이 생산거점을 한국이나 제3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일본 기업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만일을 대비해 불확실성에 대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 기업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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