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일 중국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미국인과 캐나다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전세낸 화물기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보호장비를 입은 채 안내방송을 하고 있다. 우한(중국)=로이터연합뉴스
2월 7일 중국 우한 톈허 국제공항에서 미국인과 캐나다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전세낸 화물기가 이륙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우한(중국)=로이터연합뉴스
2월 1일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을 태운 프랑스 전세기에서 승무원들이 도착 전 탑승객들에게 손 소독제를 뿌려주고 있다. 파리(프랑스)=AFP연합뉴스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사망자가 늘어남에 따라 바이러스의 최전선에서 근무하는 항공 승무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도 승무원 워킹맘들의 고민이 게재됐다.

A항공사 승무원인 박모씨는 “아이가 다니고 있는 어린이집으로부터 승무원 부모님의 자녀들 등원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교사나 다른 학부모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한편으로는 서러웠다”라고 토로했다. B항공사 승무원 김모씨도 자신의 SNS에 “전염병의 최전방에 서 있는 직업 특수성 때문에 요즘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눈치 보이고, 병원도 진료를 거부해서 못 간다”며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부터 느끼는 공포감이 더 큰 바이러스 같다”라고 말했다.

우한으로부터 자국민을 탈출시키기 위해 투입된 각국의 전세기 승무원들도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두려운 존재다. 방글라데시는 우한교민 수송전세기에 승무원들이 탑승을 거부해 전세기 운항을 포기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미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등의 국가들은 여객기와 군용기를 동원해 우한에 전세기를 띄웠다. 미국은 화물기까지 동원해 자국민과 캐나다인을 대피시켰고, 우리나라와 프랑스, 폴란드 등 다른 나라들은 여객기와 군용기를 이용해 교민들을 대피시켰다.

자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각국 전세기와 군용기, 화물기 내부는 잔뜩 긴장한 승무원들의 모습과 긴박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프랑스 전세기 승무원들은 자국민들의 탑승이 완료되자 곧바로 손 소독제를 이용해 승객들의 손을 소독해주었고 보호복 차림의 캐나다 전세기 승무원들은 본국으로 이동하는 도중 승객들을 위해 개별 포장된 간식을 나눠주었다. 스리랑카 승무원들은 자국민을 탑승시키기 전 기장을 포함한 승무원 전원이 보호복을 입은 채 안전한 귀국을 기원하며 ‘셀카’를 찍기도 했다.

급하게 팀을 꾸려 우한으로 보낸 전세기들의 내부모습도 눈물겹다. 미국과 미얀마는 화물기를 급하게 개조해 자국민을 탑승 시킨 후 임시방편으로 비닐로 기체의 일부를 막아놓았고 군용기를 동원한 폴란드 역시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임시로 가림막을 설치했다.

전문가들은 항공기는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비말(침방울)로 인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진 신종 코로나가 기내에서 전파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하지만 바이러스 최전선에서 선 사람들의 마음 속 두려움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3차 전세기가 12일 새벽 김포공항으로 안전하게 귀국했다. 3차 때도 1차 때와 마찬가지로 30여 명의 승무원들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무원들의 안전문제도 국민들의 관심사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승무원들의 안전을 요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와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9일 중국 우한에 거주하고 있던 필리핀 탑승객들이 우한 공항에서 정부의 전세기에 탑승하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우한(중국)=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2월 09일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송환될 필리핀 여행객들이 전세기에서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중국 우한에서 자국 여행객들을 송환시켰다고 밝혔다. 중국=epa연합뉴스
2월 7일 중국 우한에서 대피해 캐나다군기지(CFB) 트렌튼으로 가는 미국 전세기에 탑승한 캐나다 탑승객들이 이동 중 승무원으로부터 간식을 받고 있다. 캐나다=로이터연합뉴스
2월 2일 보호복을 입은 폴란드 군인들이 중국 우한에서 대피시킨 자국민들이 탑승한 군용기가 급유를 위해 프랑스 마르세유 공항에 도착하자 기내 정리를 하고 있다. 마르세유(프랑스)=AP연합뉴스
2월 2일 중국 우한에서 자국민을 태운 미얀마 수송기가 미얀마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내리기 전 승무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설명하고 있다. 양곤(미얀마)=AFP연합뉴스
스리랑카 항공 기장들이 2월 01일 중국 우한 국제공항에서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임무 시작 전 보호복을 입고 셀카를 찍고 있다. 우한(중국)=epa연합뉴스
스리랑카 항공 승무원들이 2월 01일 중국 우한 국제공항에서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임무 시작 전 보호복을 입고 셀카를 찍고 있다. 우한(중국)=epa연합뉴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