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권, 기술 독립을 향하여] 
 데이터 생산량 세계 5위, 클라우드 시장 70% 외국… 네이버 “우리 데이터, 우리 손에” 
네이버가 2013년 강원 춘천시에 건립한 첫번째 데이터센터 ‘각’. 네이버 제공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에게 가장 뜨거운 소식은 네이버의 제2 데이터센터 건립이었다. 네이버가 2년간 공들여 온 경기 용인시 기흥구 공세동 데이터센터 건립이 좌초된 직후 전국 136개 지자체 및 민간사업자들이 유치전 참가 의사를 밝혔을 정도다.

네이버는 데이터센터 부지 조건으로 전체 면적 10만㎡에 지상층 연면적 25만㎡ 이상을 제시했다. 2013년 강원 춘천시에 마련한 5만4,000㎡(연면적 4만7,000㎡) 넓이의 첫 번째 데이터센터 ‘각(閣)’에 비해 연면적 기준 5배 이상 큰 규모로, 2022년 완공된다면 국내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가 될 확률이 높다. 12만대의 서버에서 240페타바이트(PB)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지어진 각에 비해 용량이 6~8배 더 큰 것이다.

이미 국내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운용하고 있는 네이버가 이처럼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새롭게 지으려고 나선 데는 클라우드 사업 확장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데이터 주권’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데이터 총생산량이 세계 5위일 정도로 엄청난 ‘데이터 생산국’이지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약 70%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계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클라우드 서버 활용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공공분야부터 금융, 의료 등 민감할 수 있는 수많은 데이터가 해외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2021년까지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구글은 내년 초 서울 인근 지역에 여러 개의 데이터센터 묶음을 뜻하는 ‘리전’을 설립한다고 밝혔으며, MS는 벌써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부산에 건설 중이다. 오라클은 5월 문을 연 데이터센터에 이어 1년 내에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AWS와 IBM은 이미 2016년 일찌감치 국내 데이터센터를 차려놓고 클라우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에 맞서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네이버를 비롯해 KT와 NHN 정도뿐이다. 이미 15년 이상 사업을 이어온 AWS 등과 비교하면 갓 걸음마를 뗀 수준이지만, 네이버는 ‘다윗과 골리앗’에 비교되는 이 경쟁을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꼭 해야 하는 싸움’이라고 본다. 박원기 네이버 NBP 대표는 지난 4월 ‘각’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것은 당연한 소명”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나서서 해외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 주권을 그대로 내주는 안타까운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뺏기면 찾아올 수 있지만, 내주면 절대 못 찾아온다”며 “한국 대기업도 우리와 같은 뜻을 가지고 글로벌 대기업들에 맞서 같이 싸웠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 GIO는 6월 한 행사에서 “자국 언어로 운영하는 포털이나 검색엔진을 가진 나라는 별로 없다”며 “500년, 1,000년이 지나도 후손들이 우리의 문화와 언어를 알 수 있도록 하려면, 우리의 데이터를 우리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GIO는 네이버가 그 선봉장이 되길 바란다며 “거대한 거인들의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기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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