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슬포슬~ 바삭바삭~ 주방의 팔방미인 '감자'
감자. 묵은 추억이 둘 있다. 첫 번째는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몇 해 전의 여름이 기록을 깨기 전까지 가장 더웠던, 그리고 김일성이 죽었다며 호외가 날아든 계절이었다. 그런 여름 어느 날 오후, 시원한 대나무 돗자리에 앉아 강판으로 감자를 갈았다. 찬합처럼 생겼는데 뚜껑이 강판인지라 감자를 갈면 고스란히 밑으로 빠져 내려가 몸통에 담겼다. 딱히 몇 개라는 기약도 없이, 그저 강판이 가득 찰 때까지 갈았다.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