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목소리 없는 자들을 위한 목소리' 발간
中 외교부 "달라이 라마는 분리주의 망명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 한국일보 자료사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새로 출간한 책에서 "후계자는 중국 밖에서 태어날 것"이라 말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반(反)중국 분리주의자'라고 지칭하면서, 중앙 정부 승인이 있어야 후계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90세 고령인 달라이 라마의 후계자 지목이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후계 정통성'에 대한 논란이 점차 커질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달라이 라마는 전날 출간된 저서 '목소리 없는 자들을 위한 목소리(Voice for the Voiceless)'에서 중국이 아닌 '자유세계'에서 자신의 후계자가 탄생할 것이라고 처음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그전까지 달라이 라마는 자신이 60년간 망명 생활을 해온 인도에서 후계자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만 언급했었다.
달라이 라마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문제 중 하나다. 그는 1950년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해 병합한 뒤 1959년부터 독립 봉기를 주도하다 수천 명의 티베트인과 함께 인도로 망명했다. 히말라야 인근 다람살라에 망명정부를 세우고 티베트 독립운동을 이어간 공로로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가 '눈엣가시'인 중국은 발끈했다. 이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달라이 라마가 "종교를 가장해 중국에 반대하는 분리주의 활동을 하는 정치적 망명자"며 "그는 시짱(티베트)자치구 인민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짱 경제는 호황이고, 사회는 안정적이며, 문화는 번성하고,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끊임없이 향상되고 있다"며 중국의 티베트 지배 정당성을 설명했다.
후계자 문제는 '중앙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고 중국은 강조했다. 모든 생물이 환생한다고 믿는 티베트 불교는 달라이 라마의 사후 그가 환생한 소년을 찾아 후계자로 삼는 전통을 이어왔다. 중국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계자를 선정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허락 없는 환생 후계자 지명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시짱 불교 생불 환생 관리 조례'를 만들어 통제하고 있다. 마오 대변인은 "현존 부처님의 환생은 반드시 국내(중국)에서 찾아 금항아리 추첨을 거쳐 중앙 정부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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