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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취재한 독일 방송이 '내란 옹호' 다큐라니...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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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취재한 독일 방송이 '내란 옹호' 다큐라니...사과하라"

입력
2025.03.0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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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ARD·ZDF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
尹탄핵 반대·부정선거·음모론만 담겨
전광훈, 우파 유튜버 소개문구도 왜곡
"5·18 첫 보도한 외신 맞나...사과 요구"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제작해 다큐전문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공개한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광화문 항의운동의 창시자"로 소개하고 있다. 피닉스 웹사이트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제작해 다큐전문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공개한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광화문 항의운동의 창시자"로 소개하고 있다. 피닉스 웹사이트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 사태 후의 상황을 다루며 부정선거론· 중국 개입설 등 극우 세력의 주장을 편향적으로 반영한 다큐멘터리를 공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내 언론·시민단체는 6일 "이토록 허위정보에 가까운 콘텐츠는 본 적이 없다"며 두 방송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사단법인 오픈넷 등 16개 단체로 이뤄진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는 이날 성명을 내고 "6일(현지시간) 독일 ARD와 ZDF에서 방송되는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위기'는 한국 국민 다수가 허위 사실이며 망상으로 판단하는 일부 극우 세력의 주장을 압도적인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21조넷은 특히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최초로 취재한 외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ARD 소속임을 거론하며 "그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 세계에 알렸던 한국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를 ARD가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내용은 ARD와 ZDF가 운영하는 다큐전문채널 '피닉스'의 웹사이트에도 지난달 25일부터 공개돼 있다. 약 28분 분량의 해당 영상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후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한 여성이 '부정선거를 멈추라(STOP THE STEAL)'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탄핵 시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탄핵 반대 시위대가 일으킨 서울 서부지법 난입 폭력사태 등은 다루지 않았다.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제작해 다큐전문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공개한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강경 우파 유튜버 우동균씨를 "저널리스트"로 소개하고 있다. 피닉스 웹사이트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제작해 다큐전문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공개한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강경 우파 유튜버 우동균씨를 "저널리스트"로 소개하고 있다. 피닉스 웹사이트 캡처

영상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강경 우파 유튜버 우동균씨, 그리고 부정선거론을 펼치는 대학교수 등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취재진은 전 목사를 "광화문 항의운동의 창시자"로, 우씨는 "저널리스트이자 유튜버"로 소개한다. 21조넷은 "(다큐에 등장한) 주요 취재원 6명 중 계엄령의 문제점을 지적한 취재원은 단 한 명뿐이었다"고 지적하며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조차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21조넷은 "우리는 이 다큐멘터리가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더욱 위태롭게 할, 극도로 편향되고 왜곡된 방송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이 다큐멘터리 제작진뿐 아니라 두 공영방송사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제작해 다큐전문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공개한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장면. 피닉스 웹사이트 캡처

독일 공영방송 ARD와 ZDF가 제작해 다큐전문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공개한 다큐 '인사이드 코리아'의 일부 장면. 피닉스 웹사이트 캡처

20여 년간 극우세력 및 민주주의 퇴행 등에 대해 연구해 온 신진욱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해당 다큐의 내용을 통렬히 비판했다. 신 교수는 "이 방송을 보는 독일어권 국민들은 윤석열과 계엄령에 반대해서 싸우는 한국인이 반미·친중·친북이고, 한국의 국회·선관위·법원·헌재 등 헌법기관이 중국과 북한, 공산주의자의 영향하에 있는 줄 알 것이다"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또 "이미 '독일·ARD·계엄'으로 구글 등에서 검색하면 극우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 다큐가 크게 다뤄지고 있다"며 "독일 공영방송은 윤석열 탄핵에 중국·북한이 개입돼 있는 듯 주장하는 인물들을 왜 특별히 신뢰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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