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9단, 中 왕싱하오 9단에 2전2승…우승
완벽한 수읽기와 탁월한 승부 호흡 강점
세계 메이저 기전 통산 8회 우승컵 적립
"명실공히 '신진서 시대' 재확인" 평가

신진서(오른쪽) 9단이 28일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25만 싱가포르 달러, 약 2억6,000만 원) 결승 2국에서 중국 바둑의 차세대 주자인 왕싱하오 9단과 대국을 벌이고 있다. 이날 대국에서 신 9단은 227수 만에 왕싱하오 9단에게 항서를 받아냈다. 한국기원 제공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신진서(25) 9단이 신생 메이저 기전인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25만 싱가포르 달러, 약 2억6,000만 원)에서 우승했다. 불과 1주일 전,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알려진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우승상금 5억 원)에서 한국팀의 5연패를 견인한 데 이어 이번 신생 메이저 기전 챔프까지 거머쥐면서 새해에도 신 9단의 반상(盤上) 권력은 한층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신 9단은 28일 싱가포르 만다린 오리엔탈 싱가포르 호텔에서 열린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2국에서 중국 바둑의 차세대 주자인 왕싱하오(21) 9단을 227수 만에 제압했다. 앞선 지난 26일 1국을 가져갔던 신 9단은 이날 대국 승리에 힘입어 3번기(3판2선승제)로 진행된 ‘난양배’ 초대 우승과 함께 새해 첫 개인전 타이틀도 쟁취했다. 아울러 신 9단의 세계 메이저 기전 우승 횟수는 8회로 늘어난 가운데 역대 이 부문에서 중국 바둑계 간판스타인 구리(42) 9단 및 커제(28) 9단 등과 더불어 공동 4위에 마크됐다.

신진서 9단은 3번기(3판2선승제)로 진행된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25만 싱가포르 달러, 약 2억6,000만 원)에서 왕싱하오 9단에게 2전2승으로 최종 우승컵까지 가져갔다. 이에 따라 신 9단은 ‘난양배’ 초대 우승자로도 기록됐다. 바둑TV 유튜브 캡처
이날 대국 직전까지 최근 14연승 중인 상승세가 감안이라도 된 듯, ‘난양배’ 결승 2국 또한 신 9단의 우세로 점쳐졌지만 실전에선 달랐다. 오히려 초반부터 팽팽했던 흐름이 대국 중반 무렵엔 우하귀와 우변 공방 도중 중앙의 두터운 세력을 형성한 왕싱하오 9단에게 넘어간 것. 실제 101수 착점 당시엔 인공지능(AI) 승률 그래프가 90% 이상 왕싱하오 9단을 향할 만큼, 신 9단은 위기의 순간에 내몰렸다. 하지만 세계 랭킹 1위의 승부 호흡은 남달랐다. 변화의 필요성을 직감한 신 9단은 중앙 접전 순간, 승부수를 꺼내 들었고 왕싱하오 9단의 방향 착오와 느슨한 착점까지 유도해냈다. 신 9단은 특히 좌변과 하변에서 위험했던 2개의 미생마를 날카로운 맥점으로 타개하면서 완벽하게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왕싱하오 9단은 초읽기 속에서도 마지막 우하귀 반격에 나섰지만 이미 기울어진 승부를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신진서 9단은 이번 ‘제1회 난양배 월드바둑마스터스’(우승상금 25만 싱가포르 달러, 약 2억6,000만 원)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세계 메이저 기전 우승 횟수도 8회로 늘었다. 신 9단은 이에 따라 역대 이 부문에서 중국 구리 9단 및 커제 9단 등과 더불어 공동 4위에 마크됐다. 바둑TV 유튜브 캡처
바둑TV 해설 위원인 박정상(38) 9단은 “연초부터 한국에 ‘농심배’ 5연패를 선물하고 신생 메이저 기전인 이번 ‘난양배’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지금은 명실공히 '신진서 시대'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라며 “과거 신 9단에겐 승리를 눈앞에 둔 시점엔 경솔한 모습도 나오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장면도 없어지고 안정감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행보가 더 기대된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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