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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응 카드'로... "우크라에 군대 배치" 논의하다 쪼개진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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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응 카드'로... "우크라에 군대 배치" 논의하다 쪼개진 유럽

입력
2025.02.18 17:12
수정
2025.02.18 17: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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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종전 협상 폭주'에 급히 모인 유럽
"평화유지군 배치"... '미군의 조력'도 구상
프랑스·영국이 논의 주도... 반응은 '냉랭'

17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단적 행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X 계정 캡처

17일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에서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독단적 행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X 계정 캡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 후 유럽 주도 평화유지군 배치' 논의가 유럽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유럽 배제'를 공식화하며 러시아와 일대일 종전 협상에 나선 미국을 향해 '유럽의 역할이 있다'며 보내는 메시지다. 여기에는 '파병 과정에 미군이 관여·지원을 하면 미국이 우크라이나·유럽 방위에서도 완전히 발을 빼진 못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담겨 있다.

그러나 도리어 유럽의 분열만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럽 국가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파병' 논의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탓이다.

'유럽 역할' 강조 위한 '우크라 파병'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선 유럽 지도자들의 비공식 회동이 열렸다. 참석자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덴마크·폴란드·영국 등 각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종전 협상 개시' 합의(12일) △미·러 고위급 회담 개최(18일) 등을 밀어붙이는 데 대한 대응책 논의 자리였다. "우크라이나에 강요된 평화는 거부한다"(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유럽 안보는 동전의 양면"(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 '유럽의 종전 협상 참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3시간 30분간의 회동에선 우크라이나 평화유지군 파견 방안도 논의됐다. "러시아의 무력행사를 막으려면 외국군이 우크라이나에 주둔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화를 주도했다. '2만5,000~3만 명 병력을 후방에 배치해 러시아를 억제하자'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약 1만 명 파병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WP는 전했다. 영국도 '병력 파견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다.

'파병은 기본적으로 유럽이 맡되, 미군에 역할을 부여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정보 수집, 감시·정찰, 방공 등과 관련해 미군의 협조와 지원을 받자는 것이다. 근거는 '유럽에 대한 러시아의 위협에는 미국도 회원국인 나토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논리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과거의 안락함에 집착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우리 대륙을 책임져야 한다"며 유럽군 파병을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지도자 및 주요국 정상과의 비공식 회동 후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지도자 및 주요국 정상과의 비공식 회동 후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잘못된 주제, 부적절한 토론" 반대 속출

하지만 현재로선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 종전 협상이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유럽이 선제적으로 '파병 결정'을 하는 게 맞느냐는 의구심부터, 미군의 지원을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까지 반대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특히 프랑스와 함께 EU 양대 축인 독일의 숄츠 총리는 "잘못된 시기에, 잘못된 주제로, 부적절한 토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토 회원국 중 유럽의 방위력 증강을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폴란드조차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FT는 두 나라 외에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주저하고 있다며 "유럽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두고 충돌했다"고 표현했다.

종전 협상 참여를 노리는 유럽의 카드가 무엇이든 미국이 쉽게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은 "유럽 정상들이 우크라이나에 관한 트럼프의 '폭탄선언'에 즉각 대응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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