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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회담 앞 유럽 긴급 회동 “강요된 평화 거부”… 우크라 파병은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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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회담 앞 유럽 긴급 회동 “강요된 평화 거부”… 우크라 파병은 동상이몽

입력
2025.02.18 08:27
수정
2025.02.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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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우크라 종전 협상에서 유럽 배제
유럽 정상들 긴급 회동 대응책 마련 부심
"우크라·유럽 빠진 결정 안 돼" 한목소리
평화유지군 우크라 파병 논의는 '삐거덕'

안토니우 코스타(앞줄 왼쪽부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안보에 관한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의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안토니우 코스타(앞줄 왼쪽부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7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및 유럽 안보에 관한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의 후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파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맞서 유럽 주요국 정상들이 긴급히 모여 대응책을 논의했다. 유럽은 종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가 배제돼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고, 유럽 자체 안보를 위한 국방비 증대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문제를 두고는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제안에 따라 이날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에서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폴란드 정상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3시간 30분가량 비공식 회동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종전 협상 개시에 합의하자마자 미·러 고위급 회담까지 속전속결로 밀어붙이는 상황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긴급히 모인 만큼 의사 결정이 이뤄지거나 공동 성명이 나오진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일방주의에 맞닥뜨린 유럽의 당혹감은 역력해 보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평화 협정에 대한 논의는 환영하지만, 우크라이나에 강요된 평화는 거부한다”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우크라이나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결정은 없고, 유럽 없이는 유럽에 대한 결정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유럽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종전 협상에 우크라이나와 EU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힘을 통한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우크라이나의 독립, 주권,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강력한 안보가 보장되는 평화”라고 적었다.

당사자가 배제된 종전 협상이 오히려 러시아에 힘을 싣는 결과를 초래해 유럽 안보를 더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불행히도 러시아는 지금 유럽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너무 빠른 휴전은 러시아에 전열 재정비 후 우크라이나 또는 유럽 다른 나라를 공격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럽 정상들은 유럽 자체 방위력 강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서양 동맹에 무관심하다는 게 확실해진 만큼 더는 미국에 기댈 수 없다는 위기 의식 아래, 우크라이나 안보를 위한 유럽의 역할 강화 및 국방비 지출 증대 필요성에 동의했다.

투스크 총리는 “우리는 대서양 횡단 관계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며 “유럽 파트너들은 더 큰 유럽 방어 역량을 위한 시기가 왔음을 인식하고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의 전액을 부담해야 하고 동시에 유럽에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미래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실존적 질문”에 맞닥뜨렸다며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안보와 대륙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날 회동에 앞서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가 제안한 ‘종전 이후 유럽 평화유지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방안’을 두고는 참석자들 간 의견이 갈렸다. 숄츠 총리는 아직 전쟁 중이고 평화 회담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파병 이야기를 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투스크 총리도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폴란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나설 것이지만 폴란드 군대를 파견하는 건 상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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