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 무함마드에 “가자 해법 중요”
우크라전 종전 대화 ‘중재역’ 가능성
美종전특사는 유럽 동맹국들과 협의

마코 루비오(왼쪽) 미국 국무장관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고 있다. 리야드=로이터 연합뉴스
중동을 순방 중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회담 장소를 제공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 협상 관련 논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하고 양국의 경제 및 방위 협력 증대를 포함한 양자 협력 관계 강화 방안을 의논했다. 두 사람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 휴전 이행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 보장에 미국과 사우디 양국이 전념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국무부는 또 루비오 장관이 지역 안보에 기여하는 가자지구 관련 해법 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 제시한 미국의 전후(戰後) 가자지구 인수·개발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을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이튿날인 18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사우디에서 열릴 예정인 미러 고위급 대화에 대해서도 이날 회동에서 양측 간 의견 교환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부터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깝게 지냈고 지난달 2기 취임 뒤 처음 통화한 외국 정상급 인사도 무함마드 왕세자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사우디가 이번 회담에서 중재 역할을 맡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쟁의 반대편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유럽 내 미국 동맹국들과의 협의는 키스 켈로그 미 대통령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가 맡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켈로그 특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상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일이라며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을 강요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켈로그 특사가 이날 나토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에도 참석해 우크라이나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동맹들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제하고, 러시아 요구만 일방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해소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됐다.
18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러 고위급 회담에는 미국에서 루비오 장관과 함께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트럼프 대통령 중동특사가 참석한다. 러시아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외교 담당 보좌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이 핵심 의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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