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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피해 3배 ‘김녹완’ 충격적… 성착취물 방지책 원점 재검토를

입력
2025.02.10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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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5년간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들거나 성폭행한 김녹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5년간 234명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만들거나 성폭행한 김녹완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인 ‘목사방’의 총책 김녹완(33)의 신상정보가 8일 공개됐다. 최악의 성착취물 범죄였던 조주빈의 ‘박사방’ 사건에 비해 피해자 규모가 세 배에 달할 정도로, 동종 범죄 중 역대 최대다. 이런 범죄가 근절되기는커녕 더 심각한 사건이 반복됐다는 사실은 ‘n번방’ 이후 우리가 구축해 온 성착취물 범죄 대응책에 상당한 구멍이 뚫려 있었음을 보여준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녹완은 텔레그램 등을 이용한 피라미드형 범죄 집단을 만들고, 스스로를 ‘목사’로 칭하며 조직을 관리했다. 집사·전도사·예비 전도사 등의 직책을 두고 상명하복 체계를 구축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을 유인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데, 피해자 234명 중 159명이 10대였다. 조주빈 범죄 피해(피해자 73명)를 뛰어넘는 규모다. 14명의 조직원 중엔 15세도 있었다고 한다.

성착취물 제작·유포는 평범한 이들의 일상을 망가뜨리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최악의 범죄다. 법원이 조주빈에게 유기징역 상한(50년)에 가까운 징역 42년을 선고한 것도 범죄의 심각성을 반영한 판단이었다. 이 사건 이후 정부와 국회도 ‘n번방 방지법’ 등 대책을 쏟아내며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그러나 김녹완은 조주빈 검거(2020년 3월) 직후인 2020년 5월부터 조직을 결성하며 범행을 시작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과 적극적인 국제 공조(텔레그램 협조) 덕분에 주범을 잡을 수는 있었지만, 검거 직전까지 5년 가까운 기간 음지에서 은밀한 범행이 이뤄졌다.

조주빈을 단죄하기 위해 그렇게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그보다 더한 '괴물'이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뼈아픈 일이다. 형량만 높여선 범죄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온라인 성범죄의 포착·단속·처벌, 빠른 감시와 피해 구제를 위한 효율적 인프라 구축, 이런 범죄의 수요·공급을 원천 통제하는 성범죄예방교육 등 종합적인 대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성착취물을 방지하기 위한 범정부적 시스템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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