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현욱, 티빙 오리지널 '원경' 인터뷰
이현욱표 태종 이방원이 탄생하기까지

최근 이현욱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tvN·티빙 '원경'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길스토리이엔티 제공
배우 이현욱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두고 '조금씩 가지를 잘 뻗고 있는 나무'라고 표현했다. '원경'을 비롯해 '마인' '도적' '블랙의 신부' 입체적이고 도전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선택한 결과물들이다.
최근 이현욱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tvN·티빙 '원경'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중 이현욱은 익숙한 역사적 인물인 이방원을 인간적이면서도 왕권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국왕의 다채로운 면면을 표현해냈다. 먼저 이현욱은 "'원경'은 저한테는 특별한 작품이자 첫 사극이다"라면서 "근 1년이라는 시간을 작업했다. 진심을 담아서 임했다. 애를 많이 썼다. 태종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면을 보여드리고자 했다"라면서 의미를 짚었다.
'원경'의 이방원은 여러 역사 드라마에서 다뤄졌던 이방원보다 인간적이다. 이는 이현욱이 의도를 담아 부각시킨 부분이다. 그는 다른 배우들이 했던 것처럼 남성성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이방원이었다면 '원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지점을 짚었다. 제작진에 대한 믿음으로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며 작품에 임했다. 특히 메가폰을 잡은 김상호 감독의 신뢰는 이현욱이 더욱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감독님이 첫 만남에 우리가 찾던 이방원이라고 해주셔서 자신감에 불이 붙었어요. 전작들 속 제 모습에서 새로운 이방원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감독님은 '도적'의 제가 연인을 두고 고뇌하는 장면을 인상 깊게 보셨다고 합니다."
이방원과 원경은 서로 사랑하면서도 정치적 이견으로 대립하고 갈등을 겪는다. 자칫 애증이 아닌 증오로만 표현되지 않을까 배우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단다. 이현욱은 "개인적으로는 답답했다. 두 사람이 갈등을 이겨내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는 모습을 만들고 싶었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증오가 더 많이 부각돼 아쉽다. 이로 인해서 실존 인물의 이름, 명예에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라고 고백했다.
여러 역사적 사료를 공부한 이현욱은 이방원이 끝까지 원경 왕후를 사랑했다고 분석했다. 태종이 원경 왕후의 묫자리를 알아보고 합장을 결정한 것을 본 해석이다. 이 작품이 원경 왕후의 삶을 조명하기 때문에 태종과의 관계성을 부각시키는 과정에서 균형이 깨지면 포커스가 무너지게 된다. 감독과 배우들은 많은 논의를 이어가며 톤과 밸런스를 잡았다. 또 이방원의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이현욱은 기존에 익숙한 사극 톤에 변주를 주며 다양한 감정을 전달했다. 태종을 '예민하고 불안한 사람'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주변 인물들에 대한 분노와 외로움, 고독 등 복합적인 감정을 레이어드 삼았고 여러 명장면이 탄생했다. 캐릭터를 완성하는 과정을 두고 이현욱은 "통상적인 사극의 에너지를 기본값으로 가져가지 않았다. 포효한다는 지문을 적절하게 나눠서 했다. 안 그러면 이방원의 정서에 들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에너지를 밖으로 내면서 세밀하게 다루는 것이 어려웠지만 밸런스를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한 차주영과의 호흡을 묻자 "주영이는 완성형이고 영리한 배우다. 재능도 많고 연기를 전공해서 온 친구가 아니다. 얼마나 수많은 노력을 했겠냐. 너무 매력 있고 똑똑하다"라면서 "종영하는 날 상대 배우로서 경의를 표하기 위해 편지와 55송이의 꽃을 선물했다. 원경 왕후가 55세에 돌아가셨다고 한다. 차주영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라면서 애정을 드러냈다.
덕분에 '이현욱표 이방원'이라는 호평이 이어졌지만 배우 본인은 오히려 부족한 부분에 아쉬움을 느끼는 중이다. "오디션이든 작품이든 생각했던 결과가 아닐 때 남만 탓하는 것은 웃겨요. 제 연기에 한 번도 만족한 적은 없어요. 많은 배우들이 그럴 것이고 죽을 때까지 만족하지 못할 거예요. '원경'은 제 첫 사극이었고 제 필모그래피에서 한 획을 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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