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철호(왼쪽)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 항소심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관련 2심 재판부가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하자 여야 반응은 극명히 엇갈렸다.
이날 서울고법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과 송철호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는 두 사람 모두 징역 3년 실형이 선고됐었다. 송 전 시장이 2017년 당시 울산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수사를 청탁했다는 것이 검찰이 주장한 이들의 혐의 내용이다.
野 "전 정권 탄압 수사가 부른 사필귀정"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 정권 탄압을 위한 공작 수사가 부른 사필귀정"이라며 "지혜로운 판결을 내려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황 의원은 이날 선고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울산 사건의 실체는 검찰이 만들어낸 소설에 불과하다는 점, 아울러 '검찰의 공적 1호' 황운하를 죽이기 위한 보복 기소였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사법부의 현명한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도 울산시장 경선 당시 송 전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에게 불출마를 회유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 이어 이날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한 의원은 "윤석열 정치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였지만,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면서 "이제는 윤석열 탄핵과 내란 종식에만 집중하겠다"고 반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 세미나 대통령 탄핵절차,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與 "납득 어려워", 김기현도 "2차 가해" 반발
반면 2018년 울산시장 선거에서 송 전 시장에게 밀려 낙선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2차 가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피해자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있는데 가해자는 거리를 활보하는 세상이라면 이게 나라인가"라며 "2차 가해를 한 법원의 판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항소심의 설범식 재판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감정적 판결을 했다고 믿고 싶지는 않지만, 오늘까지도 '김명수 키즈'가 사법부 주요 관문을 장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재판부 판단에 대해 존중하지만 아쉽다"며 "많은 법조인이 이번 판결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떄문에 상고심인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서지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희대의 선거 범죄' 혐의로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던 사건이기에 1심과는 180도 달라진 2심 재판부의 판단이 혼란스럽기만 하다"며 "민심의 법정에서는 유죄를 확신하고 있기에 오늘의 판결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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