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00세 시대 '재능기부' 마중물 될까...100% 퇴직 경찰 '세종 시니어 폴리스' 출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00세 시대 '재능기부' 마중물 될까...100% 퇴직 경찰 '세종 시니어 폴리스' 출범

입력
2025.02.03 16:20
0 0

범죄예방 교통안전 지원

3일 세종시청 한글사랑 세종책문화센터에서 열린 시니어 폴리스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성공적인 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여느 지자체의 '시니어 폴리스'와 달리 100% 경찰관 퇴직자로 구성됐다. 세종시 제공

3일 세종시청 한글사랑 세종책문화센터에서 열린 시니어 폴리스 발대식에서 참석자들이 성공적인 활동을 다짐하고 있다. 여느 지자체의 '시니어 폴리스'와 달리 100% 경찰관 퇴직자로 구성됐다. 세종시 제공

100% 퇴직 경찰관으로 구성된 ‘시니어 폴리스’가 처음으로 세종에서 출범했다. ‘60세 정년’의 벽에 부닥쳐 어쩔 수 없이 현직에선 물러났지만, 여전히 실력 발휘가 가능한 퇴직자 아닌 퇴직자들이다. 교통, 안전, 방범 등 경찰 업무 사각을 보완하는 게 주요 업무다. 지역사회 안전망 강화 등에 효용성이 확인되면 ‘100세 시대’ 다른 직역 퇴직자들의 재능 기부 분위기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는 3일 세종시자치경찰위원회, 세종경찰청, 세종시재향경우회와 함께 세종시청에서 시니어 폴리스 발대식을 개최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일선 현장에서 뛰던 경찰관들의 경험을 활용해 범죄나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목적으로 시작했다”며 “퇴직 경찰관으로만 구성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노인들을 활용한 경찰 업무 보조 사업인 ‘시니어 폴리스’는 부산시가 2020년 처음 시작한 뒤 경기남부청 관할 지자체 등지로 확산했지만, 이번처럼 퇴직 경찰관으로만 구성한 예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자치경찰위는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세종종합사회복지관과 세종경찰청, 경우회와 시니어 폴리스 운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복지관이 전체 사업을 주관하며 경찰청은 시니어 폴리스 근무를 관리한다. 경우회는 성실 근면한 은퇴 경찰을 추천한다.

이날 첫 깃발을 올린 시니어 폴리스는 모두 8명. 당초 10명을 선발했지만 이날 최종 8명이 근로계약서에 서명했다. 복지관 관계자는 “노인 일자리 사업 중에서도 개인의 역량을 활용한 사업의 하나”라며 “시니어 폴리스는 하루 3시간씩, 주 15시간, 월 20일 60시간 활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니어 폴리스에게는 주요 보험 가입 혜택과 월급으로 73만 원이 지급된다.

이들의 임무는 우선 학원가 자전거 절도 예방과 교통사고 방지다.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자전거 이용자가 타 도시 대비 월등하게 높다 보니 절도사고도 빈번하다”며 “대부분 잠금장치를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만큼 계도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니어 폴리스들은 세종경찰청의 지원을 받아 잠금장치가 없는 자전거 이용자에게는 잠금장치도 나눠 줄 계획이다. 자전거 절도 범죄 예방 외에도 이들은 개인형 이동장치(PM)·이륜차 위반행위 촬영, 안전신문고를 통한 공익신고 등 범죄예방과 교통안전 지원 업무를 집중 수행하게 된다

3일 세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시니어 폴리스 사전교육에서 한 퇴직 경찰관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세종종합사회복지관 제공

3일 세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된 시니어 폴리스 사전교육에서 한 퇴직 경찰관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있다. 세종종합사회복지관 제공

퇴직자라고 해서 우습게 봐선 안 된다. 은퇴 후 생긴 여유를 활용해 몸을 다지고 다진 이들이다. 복지관 관계자는 “수영장에서 30분 동안 쉬지 않고 헤엄칠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은 물론, 마라톤, 자전거 등 다양한 운동과 사회활동으로 근력과 지력을 유지하는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1년 반 전에 퇴직한 뒤 시니어 폴리스에 합류했다는 김장우(63)씨는 “70만 원 남짓한 돈을 보고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경찰을 천직으로 알았고, 은퇴 후에는 그 경험을 지역사회에 나눌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기쁨이자 보람”이라며 “더 많은 은퇴자가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5명 중 1명 이상(20%)이 65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은퇴자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모든 복지, 행정 수요를 지자체와 정부의 재정으로 감당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100세 시대에 맞춰 ‘여전히 유용한’ 은퇴자들을 기부의 장으로 불러내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지역사회의 탄탄할 바닥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