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전문가도 "현 수능은 미래 역량 평가 어려워"
논·서술형 도입 시 출제·채점 공정성 문제 가능성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FKI 타워에서 열린 '2025년 교육계 신년교례회' 겸 '제40대 한국교총 회장단 취임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논·서술형 평가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했다. 객관식 위주의 현행 수능으로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용하 이화여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의 '제10차 대토론회'에서 수능에 논·서술형 평가를 도입하되 문제는 공통 출제하고 채점은 대학별로 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국교위은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논의하는 기구다. 이 교수는 "선다형 문항의 문제풀이식 수업으로는 고등사고능력 등 미래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역량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교육 현장 관계자들은 현재 수능이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시험이라고 봤다. 이 교수가 교육연구원과 입학사정관, 학부모, 교사, 대학 입학처장 등 22명을 집단심층면접(FGI)한 결과 응답자들은 현 수능이 객관성·공정성에서 장점이 있으나 낮은 변별력, 단 한 번의 응시 기회, 미래 사회 역량 평가의 어려움 등 한계가 명확하다고 봤다.
또 학생, 학부모, 일반 국민 등 500명으로 구성된 국교위 산하 국민참여위원회도 새로운 문항 도입에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국민참여위원 중 60%는 "수능 논·서술형 문항의 부분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나머지 40%는 사교육 확대와 교원 업무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이 교수는 두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 입시 제도에서는 대입에서 수능의 비중을 낮추고 자격시험으로 역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6~2035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대입 개편안 포함
다만 논·서술형 문항을 도입하면 출제 및 채점의 주관성과 공정성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국가 차원에서 공교육과 연계된 균일한 난이도의 문항을 출제하되 지금처럼 출제위원들이 합숙하며 문제를 내는 형태보다는 문제은행식 출제 시스템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참여위원들은 채점에 AI를 활용하거나 복수 채점자가 검증하는 방식으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국교위는 '2026∼2035년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에 대입 개편방안을 포함할 예정이다. 이 개편안은 2032학년도 대입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국교위는 이달 중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초안을 내고 3월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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