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명칭 변경 맞물려 공모 연기

지난해 11월 13일 인천 제3연륙교 건설 현장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인천 중구)와 육지(인천 서구)를 연결하는 세 번째 다리(제3연륙교)가 이름 없이 개통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리는 올해 12월 개통 예정이나 다리가 놓일 두 자치단체 간 명칭을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해서다.
15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서구는 동서남북 방위식 명칭인 현재의 구 이름 변경을 추진 중인 이유를 들어 최근 인천경제청에 제3연륙교 명칭 공모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새로 확정될 구명(區名)이 가급적 다리 이름에 반영되게끔 하려는 복안이다. 인천경제청도 이 요청을 받아들여 제3연륙교 명칭 공모를 서구 명칭 변경 이후로 늦추기로 했다.
앞서 인천경제청은 명칭 공모를 통해 후보명 2개를 선정한 뒤 다리가 놓이는 중구와 서구에서 각각 2개씩 추천한 후보명과 함께 3월쯤 인천시 지명위원회에 제출해 심의를 받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모 연기로 일정이 최소 두 달가량 늦춰지게 됐다. 서구는 이달 20일부터 12일간 구 이름 공모를 진행한 뒤 다음 달 여론조사를 거쳐 3월에 명칭을 확정하고 5월쯤 행정안전부에 구 이름 변경 법률 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제3연륙교 명칭 공모에만 두 달이 소요되고, 총 6개의 후보명을 인천시 지명위에 올려 심의를 받는 기간을 고려하면 빨라야 8, 9월이 돼야 이름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인천경제청 분석이다. 지명위에서 명칭이 결정되더라도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이견이 나온다면 재심의가 이뤄지고,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국가 지명위원회로 넘어가 명칭 결정이 해를 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제 중구와 서구는 다리 명칭을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중구는 지난해 11월 공모를 통해 일찌감치 '영종하늘대교' 등 후보명을 선정했으며 서구는 이미 영종대교가 있는 만큼 이번에는 '청라대교' 등의 이름을 붙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시 지명위 심의 결과가 나오면 한 달 이내에 이의 제기가 가능하고 재심의 결과에 대해서도 이의 제기가 돼 개통 이후 명칭이 정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심이 뜨거운 제3연륙교 통행료는 2,000원 안팎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제3연륙교 개통 시 통행량이 줄어들 기존 영종대교·인천대교의 손실 규모를 산정하면서 제한속도 시속 70㎞, 통행료 2,000원을 기준으로 삼아서다. 2,000원은 올해 말 적용될 인천대교 통행료(현재 5,500원)와 같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측은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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