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금통위... 3연속 금리인하 무산
'경기 하락'보단 '고환율' 부담에 무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 11월 2회 연속 금리를 내린 후 한 템포 쉬는 숨 고르기를 택했다.
이날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선 동결과 인하 전망이 팽팽하게 맞섰다. 환율과 물가, 경기 등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은은 내수 부진 우려보다 환율 변동성 심화와 한미 금리차 확대 우려 등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 시장에서도 동결 가능성이 다소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 설문조사에서 채권시장 참여자 60%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고, 실제 전날 3년 만기 국고채금리(연 2.675%)는 전 거래일보다 0.029% 올랐다.
12·3 불법 계엄 선포 이후 변동성이 커진 원·달러 환율이 금통위 결정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 주간 거래를 1,402.9원으로 마감한 원·달러 환율은 선포 직후 야간 거래에서 장중 1,441.0원까지 급등했고, 12월 한 달 사이 환율은 77.8원이 올랐다. 결국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4월(3.8%)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앞서 한은은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조금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문제는 성장 둔화 우려에 대한 해법이다. 불안한 정국에 얼어붙은 소비경제 심리는 내수 부진을 야기할 수 있다. 최근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에 대한 어두운 전망치가 연이어 나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말 우리 경제 성장률을 1.9%로 전망했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발표된 전망치는 모두 그보다 낮았다. 이달 초 기획재정부는 1.8%를 제시했고, 글로벌 투자은행 가운데는 1.3%까지 낮춰 잡은 곳도 있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2월 금통위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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