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주 사립학교서 3명 사망·6명 부상
15세 재학생 소녀의 범행... 지역사회 '충격'
총격 가해자 98% 남성... "예상 못했던 범인"

16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시의 '어번던트 라이프 크리스천 스쿨'에서 한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감싸안고 있다. 매디슨=EPA 연합뉴스
미국에서 성탄절 연휴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10대 여학생이 자신의 학교에서 총격 범행을 벌여 지역사회가 패닉에 빠졌다. 용의자와 교사, 다른 학생 등 총 3명이 숨지기까지 했다. 그동안 미국 내 학교 총격 사건의 가해자는 십중팔구 남성이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 "조준 사격인지 불확실"... 용의자는 자살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위스콘신주(州) 주도인 매디슨 동부 외곽에 위치한 '어번던트 라이프 크리스천 스쿨'에서 총격이 일어났다. 이로 인해 용의자를 포함해 3명이 목숨을 잃었고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총격을 가한 범인은 이 학교에 재학 중인 15세 여학생 내털리 럽나우로, 현장에서 자살을 시도한 상태로 경찰에 발견됐으나 병원 이송 중 사망했다. 부상자 중 2명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NYT는 "어린 학생들이 외투를 입지도 못한 채 서로 손을 맞잡고 학교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긴박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현지 경찰은 럽나우 부모의 협조를 받으며 수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 CNN방송은 "럽나우가 사전에 공격을 준비했으며, 9㎜ 권총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숀 반스 매디슨 경찰서장은 브리핑에서 "아직 범행 동기는 확실하지 않다"며 "희생자들을 겨냥해 총을 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범행 동기와 관련해 근거 없는 소문이 떠돌아다닌다"며 "이를 믿거나 지인에게 공유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 외곽에 위치한 '어번던트 라이프 크리스천 스쿨' 학교에서 16일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한 경찰관이 학교 입구에서 경비 근무를 서고 있다. 매디슨=AFP 연합뉴스
올해 美 학교 총격 323건... 역대 두 번째 많아
어번던트 라이프 크리스천 스쿨은 재학생 390명 정도인 소규모 사립학교로, 유치원~고교 전 과정을 두고 있다. 평온한 교외 지역에서, 게다가 연말연시 축제 분위기 속에 총기 사건이 일어나자 학부모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학교 앞으로 몰려들었다. 12세 아들을 둔 학부모 롭 넬슨은 "아이가 무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까지 두 시간이 걸렸다.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했던 시간"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미국의 학교 총격 사건은 최근 수년 사이 급증했다. 'K-12 학교 총기 사건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보면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학교 총격 사건은 323건으로, 지난해(349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2020년(116건)의 약 3배, 2010년(15건)과 비교하면 무려 21배가량 늘어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학생들은 총격을 피하는 방법이 아니라 '읽고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총기 폭력을 방지하는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러한 추세와는 별개로, 여성 가해자는 매우 드문 편이었다는 점에서도 이번 사건은 주목받고 있다. 미국 햄린대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폭력 예방 프로젝트'에 따르면, 1966년부터 올해까지 4명 이상 사망자를 낳은 총격 사건은 195건이었는데, 용의자의 98%는 남성이었다. NYT는 "여성이 용의자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다"며 "올해 학교 총격 사건에서 성별이 확인된 용의자 258명 중 여성은 9명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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