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소싸움폐지 전국행동 대구 달성군청 기자회견
"소싸움 예산 편성 말고, 폐업보상 지원예산 마련해야"

청도소싸움경기장에서 개막된 청도소싸움축제 소태백 결승전에서 소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청도=뉴스1
"소싸움 지원예산 편성 반대한다. 폐업보상 지원예산 편성하라!"
정읍녹색당, 동물자유연대 등 14개 단체로 구성된 동물학대소싸움폐지 전국행동은 26일 대구 달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싸움 대회 예산을 삭감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행동에 따르면 달성군에서는 올해 4월에도 소싸움 경기가 열렸는데 이에 편성된 예산만 1억7,000만 원에 달한다. 전국행동은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소싸움을 허가받은 지방자치단체는 11곳이지만 예산을 미편성해 열지 않는 곳이 4곳"이라며 "반대 민원과 다른 지자체의 상황 등을 고려하면 달성군도 내년도 소싸움 예산은 편성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해방물결, 정읍녹색당, 녹색당대구시당 등이 대구 달성군의회 앞에서 달성 소싸움 예산 편성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구=김재현 기자
달성군은 1998년 대구에서 처음 시작된 대회를 5회 차부터 이어받아 매년 봄에 개최하고 있다. 대회는 달성군이 주최하고, 달성소힘겨루기협회 주관으로 열린다. 달성군은 지난 2022년부터 소싸움을 소힘겨루기대회로 바꿔 부르고 있다.
전국행동은 소힘겨루기대회라고 명칭을 바꿔 개최하는 것은 농식품부 고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주관하는 민속 소싸움경기' 규정을 보면 '제몇회 어느시 전국민속소싸움대회'라는 단어를 포함해 통일되게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전국행동은 "명칭을 바꾼 것은 고시 위반은 물론 동물학대의 진실을 호도하고자 하는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동물권행동 카라·동물자유연대·동물해방물결·채식평화연대 회원들과 녹색당 동물권위원회·녹색정의당 관계자들이 3월 12일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소싸움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조사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소 인형탈을 쓴 집회 참가자에게 손피켓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 26일 '2024년도 국가무형유산 지정(인정) 조사 계획'을 공개하며 신규 종목에 소싸움을 포함했다가 동물단체와 시민들의 반대로 검토를 보류하고 학술조사를 진행키로 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소싸움은 인간의 오락이나 도박을 위해 초식동물인 소를 억지로 싸우게 하고 결국에는 서로 상처를 입히게 한다는 점에서 동물학대임은 자명하다는 게 전국행동의 설명이다. 소싸움협회 측에서는 계승해야 할 전통문화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전통문화라고 해서 모두 계승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권대선 정읍녹색당 위원장은 "정읍은 내년까지 포함하면 7년째 소싸움 대회를 열지 않고 있는데, 굳이 소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사례를 보여준다"며 "지자체가 결단만 내리면 소싸움 대회 폐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유지우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도 "싸우기 싫은 소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싸움에 이용된 소가 늙어 더 이상 필요 없어지면 도살하고, 생명을 금전적 이익으로 사용하는 현실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달성군 관계자는 "소싸움 대회 유지 여부를 고민하지 않는 건 아니다"라며 "다양한 관계자들이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앞으로 논의를 통해 긍정적 방향을 도출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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