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종영한 지니TV 오리지널 '나의 해리에게'
일부 시청자들, 폐쇄적 마케팅에 불만
OTT로 유입 이끄는 타 드라마들과 다른 보법
'나의 해리에게'가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주인공인 신혜선은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극복했고 그토록 염원했던 연인 이진욱과의 결혼에 골인했다. 모두가 행복을 찾으면서 좋은 결말로 끝이 났다. 다만 이야기의 완성도에 비해 유입 시청층이 높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지난 29일 지니TV 오리지널 '나의 해리에게' 최종회가 전파를 탔다. 작품은 새로운 인격이 발현된 아나운서 은호와 구 남자친구 현오의 마음속 감춰뒀던 상처를 치유하는 행복 재생 로맨스를 담았다.
이날 방송은 현오(이진욱)이 아닌 재용(윤주만)이 차 사고를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됐다. 과거 재용의 오보로 사업에 실패했던 빵 가게 주인의 아들은 앙심을 품고 의도적으로 차 사고를 냈다. 재용은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현오는 9시 뉴스 앵커 자리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게 됐지만 거절했다. 은호(신혜선)는 불안해하는 현오를 위로했고 현오는 결국 앵커 자리를 수락했다.
마음이 안정된 후 더 이상 혜리(신혜선)가 나타나지 않게 되자 은호는 혜리를 알고 있던 사람들을 모두 모아 혜리와 인사를 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주연(강훈)은 혜리에게 배운 것처럼 엄마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했고 은호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현오는 은호에게 프러포즈를 하면서 두 사람은 마침내 결혼을 하게 됐다. 방송 말미 동생 혜리(김시은)가 실종된 숲에서 은호는 "나도 네가, 내가 가장 좋아"라면서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지니지널'의 벽은 높았다
작품은 전작 '유어아너'의 배턴을 이어받으며 기세 좋게 시작했다. 특히 '마당이 있는 집' '스물다섯 스물하나' '너는 나의 봄'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현 감독과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집필한 한가람 작가가 의기투합한 만큼 웰메이드 드라마가 탄생하리라는 기대감이 컸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 영화 '그녀가 죽었다' '결백' 등 결핍이 강한 인물을 소화했던 신혜선이 해리성 정체성 장애를 앓는 캐릭터에 도전한다는 것도 관전 포인트였다.
다만 여전히 지니TV 오리지널의 장벽은 높았다. ENA에서 본방송과 재방송을 편성하긴 하지만 이미 OTT의 다시보기 시청에 익숙해진 대중은 '나의 해리에게'를 보기 위해 추가적인 번거로움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른바 '지리지널'(지니TV 오리지널)이라는 별명은 타 OTT 플랫폼에서 볼 수 없는 지니TV 작품들을 일컫는 말로 시청자들이 결코 애정으로 붙인 것이 아니다. '유어아너'를 시작으로 '나의 해리에게'까지 '지리지널' 장벽 안에서 고군분투했으나 완성도에 비하면 아쉬운 성과로 해석된다. 신혜선의 묵직한 존재감, 그리고 남자주인공 이상의 임팩트를 남긴 강훈의 열연 등이 방송 내내 커뮤니티나 SNS상에서 회자됐음에도 큰 유입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지니TV 입장에서는 '나의 해리에게'가 화제성 부문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발표 기준 '나의 해리에게'는 10월 3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3위를 차지하면서 지니TV 오리지널 중 역대 2위를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지니TV 오리지널' 벽 안에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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