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대회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며 깊은 부진에 빠져 있는 여자 축구가 신상우 감독으로 반전을 꾀한다. 신 감독은 "지금이야말로 백지인 상태에서 스케치부터 색칠까지 새로 입힐 수 있는 기회"라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 감독은 1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김천 상무에 있는 동안에도 직접 경기장을 가거나 중계로 여자 축구를 보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여자 축구 발전과 여자 국가대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작년 8월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 이어 같은 해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은 8강에서 북한에 1-4로 완패해 1998년 방콕 대회 이후 25년 만에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좌절되면서 결국 콜린 벨 전 감독이 사임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신 감독은 "정말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면서도 "백지인 상태에서 스케치부터 색칠까지 새로 입힐 수 있는 기회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이 그리는 청사진은 3가지 방향성을 토대로 한다. 하나의 팀을 만들기 위해 감독과 선수, 스태프 등이 서로 소통하고 신뢰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동기부여다. "오랜 기간 여자 축구에 있으면서 못했다는 채찍질보다는 더 잘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주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는 게 신 감독의 설명이다. 마지막은 여자 선수들에게 잘 맞는 포메이션을 구축하는 것이다.
선수들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A매치 친선경기도 꾸준히 마련할 계획이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벨 전 감독 사임 후 감독직이 4개월여간 공석으로 방치되면서 7월로 예정됐던 국제축구연맹(FIFA) 지정 A매치를 치르지 못했다. 신 감독은 "대표팀 경기력 발전을 위해선 친선경기를 꾸준히 해야 한다"며 "축구협회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 감독은 2015년 보은 상무(현 문경 상무), 2017년 이천 대교, 2018~21년 창녕 WFC 등에서 6년간 여자 축구 지휘봉을 잡았다. 2022년부터 최근까지는 K리그1 김천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김천은 현재 구단사상 처음으로 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신 감독은 "김천이 중요한 시기인데, (정정용 김천) 감독님이 먼저 '기회가 있으니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해준 덕분에 대표팀 감독까지 하게 됐다"며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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