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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학생” VS “만학도”… 한일장신대, 신입생 충원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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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학생” VS “만학도”… 한일장신대, 신입생 충원 진실공방

입력
2024.10.16 15:28
수정
2024.10.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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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보직교수, 가족·친인척 허위 등록 의혹
교수 노조 "가짜 서류로 원서 등록" 주장
총장 "인적사항만 갖고 등록 못해" 반박
교육부 "조사 중… 위법 발견 시 수사 의뢰"

한일장신대 전경. 한일장신대 제공

한일장신대 전경. 한일장신대 제공

전북 완주군에 있는 4년제 신학대학 한일장신대학교가 신입생 미달 사태를 겪자 총장과 보직 교수들이 친인척과 지인을 동원해 이른바 ‘유령 학생’을 등록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하지만 이 대학 총장은 “실제 입학한 학생들이고,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맞서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6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한일장신대는 2024 신입생 수시·정시 모집 결과, 7개 학과 전체 정원 219명 중 195명(89%)이 등록했다. 정시 모집 후 1·2차 추가 모집까지 거쳐 학생을 충원했는데 2차 추가 모집 과정에서 허위로 학생을 무더기 등록시켰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일장신대 교수 노조에 따르면 배성찬 총장은 지난 2월 28일 A학과 담당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학생 6명 원서 넣을테니 받으라’고 했다. 이후 배 총장과 보직 교수가 작성한 신입생 원서를 해당 학과에 전달했다. 이들 학생은 총장과 이름이 유사하고, 가족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입생 10명이 미달된 B학과 교수들 중 일부는 입학처 사무실에 모여 지인, 친인척 등의 명의로 원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학생 중 일부는 학기가 시작된 3월 4일부터 12일까지 수강 신청을 하지 않았고, 이 기간 동안 학교에도 나오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안 한 보직 교수는 지난달 12일 다른 학과 교수에게 ‘수강 신청 등 지원자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며 명단을 보냈다. 해당 명단에 있는 학생 중 일부는 보직 교수와 주소지가 같다는 게 교수 노조 측 주장이다.

이처럼 배 총장과 보직 교수 등이 대신 입학 원서를 작성해 제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학생은 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총장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이 납부 처리됐다. 교수 노조 관계자는 “총장 장학금이라는 없는 제도를 갑자기 만들어 총장과 보직교수의 가족, 지인, 친적들을 장학금 대상자로 선정했다”며 “교육부의 재정 지원 등을 받기 위해 한국대학평가원 대학기관평가 인증 항목 중 하나인 충원율(95%)을 충족시키려고 가짜 서류로 학생을 등록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배 총장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자극적으로 부풀려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배 총장은 “대학에서 계속 교수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하고 싶다는 연락이 오기도 한다”며 “연락을 받으면 지원 희망 학과에 연결해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작은 대학이다 보니 교직원 가족, 친인척 등도 많이 다녀 ‘가족 장학금’도 운영하고 있다”며 “총장 장학금은 8년 전부터 있던 것이고, 등록금 면제 제도라 학교 자금이 투입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신입생 등록 절차상 고등학교 성적표 등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인적 사항만 가지고 허위로 등록할 수도 없다”며 “50~60대 만학도들의 경우 온라인 활용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관례적으로 교수나 조교가 대신 입학 원서를 써주거나 수강 신청을 해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배 총장은 또 “학기 초에 2주 정도는 수강 신청 정정 기간을 갖기 때문에 이 기간에 수강 신청을 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며 “잘못된 사실로 학교가 자꾸 소란스러워지니, 학생들도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입시 비리 신고센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접수하고, 지난 4월부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교육부 사교육·입시비리대응팀 관계자는 “감사총괄담당 업무를 대리해 한일장신대에 대한 사안 조사를 하고 있다”며 “아직 조사 중이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으나, 입시 비리가 맞다고 판단되면 절차상 해당 대학에 처분 요구 내용을 통보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배성찬 총장에 대한 인준이 부결됐지만, 배 총장이 정상 출근해 교수 노조 측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 건물 곳곳에는 '총회 인준 부결 인정하라'는 현수막을 걸려 있다. 한일장신대 교수 노조 제공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배성찬 총장에 대한 인준이 부결됐지만, 배 총장이 정상 출근해 교수 노조 측이 반발하고 있다. 학교 건물 곳곳에는 '총회 인준 부결 인정하라'는 현수막을 걸려 있다. 한일장신대 교수 노조 제공

한편 학교법인 한일신학은 지난해 12월 5일 이사회를 열고 배성찬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에서 반대 708표, 찬성 329표로 인준이 부결됐다. 한일장신대 정관상 이사회의 결의만으로 총장을 임용할 수 없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인준을 받도록 돼있다. 하지만 배 총장은 이사회에서 선출된 이후 총장직 업무를 보고 있어 일부 교수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배 총장은 “사립학교법상 총장 임명은 법인이 임용하도록 돼 있고 교육부 승인도 난 상황”이라며 “정관과 관련법이 상충되면 상위법이 우선이고, 하반기에 있을 대학기관인증평가와 대학재정진단평가가 마무리될 때까지 법인 이사회에서 총장 자리를 지켜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그에 따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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