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정년이'
여성 국극 조명하는 최초 드라마
김태리의 높은 싱크로율에 팬들 호평
'정년이'가 1회부터 작품 고유의 색채를 확고하게 드러냈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 그리고 퀄리티 높은 국극 공연까지 선보이면서 새로운 시청층, 그리고 원작 팬들까지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약 3년간 소리와 사투리, 춤, 국극 무대 연습에 임했다는 김태리는 말 그대로 '정년이'가 돼 있었다.
지난 12일 tvN '정년이'가 첫 방송됐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지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김윤혜 그리고 특별출연하는 문소리 이덕화 등 탄탄한 배우진이 참여한다.
이날 방송은 목포에서 생선을 팔며 엄마 용례(문소리), 언니 정자(오경화)와 살던 정년이의 하루로 시작됐다. 정년이는 자신의 목소리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생선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것에 집중했다. 어느 날 정년이는 불량패들을 쫓아내기 위해 '남원산성'을 불렀고 문옥경(정은채)의 눈길을 끌게 됐다. 인기 국극단 매화의 스타 문옥경은 공연을 위해 목포에 내려왔다가 우연히 정년이를 발견, 공연에 초대했다.
문옥경의 초대로 매화 공연을 본 정년이는 국극에 매료돼 공연의 대사를 모두 외웠다. 다음 날 문옥경을 찾아간 정년이는 매화 연구생 오디션을 보라는 제안을 들으며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용례는 정년이가 자신 몰래 국극 배우를 준비하는 것을 알게 되자 결국 딸을 창고에 가뒀다. 문옥경의 요청과 정자의 도움으로 정년이는 서울로 야반도주, 매화 오디션장에 도착했다.
원작도, 드라마도 김태리
극중 김태리가 맡은 정년이는 소리꾼으로서 재능을 하나 믿고 서울로 상경해서 별천지 같은 세상을 만나는 인물이다. 원작 작가에 따르면 정년이의 캐릭터는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연기한 숙희를 모티브로 삼았다. 원작을 읽은 팬들은 드라마화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일찍이 김태리를 주인공으로 점치고 있었던 터다. 이러한 배경 덕분일까. '정년이'에선 배우 김태리가 아닌 목포 소녀 정년이로 보인다. 전작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나희도와 정년이가 유사한 성장 서사를 갖고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나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연기적 톤도 확연하게 상이함을 느낄 수 있다.
김태리는 이번 작품을 소화하기 위해 약 3년의 시간을 투자했다. 목포 사투리 구사를 위해 현지에 가서 귀를 틔우는 훈련을 하는가 하면, 일주일에 2-3회씩 꾸준히 사투리 수업을 받았다. 여기에 춤과 국극 무대 연습, 소리 연습을 하면서 싱크로율을 더욱 높였다. 1회 속 김태리가 '남원산성'을 부르는 장면은 정년이가 아무런 수업을 듣지 않고도 타고난 소리꾼처럼 보여야 했다. 시장의 혼잡스러운 상황에서 돌연 터져 나오는 노래인 데다가 정년이가 처음으로 시청자들 앞에서 선보이는 무대인 셈이다. 김태리는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해야 하는 숙제였고 무사히 합격점을 받았다. 시청자들은 유튜브 댓글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호평을 전하고 있다. 또 정은채의 '왕자님' 역할 도전에 대한 반응 역시 뜨겁다.
작품의 주 소재인 여성 국극은 1950년대를 전후로 인기를 모았던 민족 음악극의 한 장르로,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모든 배역을 여성들이 맡아 소리뿐만 아니라 무용, 연기까지 선보였던 선구적인 종합공연예술이다. 앞서 라미란이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것처럼 '정년이'는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국극을 선보이는 것까지 모두 담긴다. 국극을 실제로 즐겼던 기성세대와 원작을 즐겼던 젊은 세대들 등 다양한 시청층이 '정년이'를 즐겁게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청률은 어땠을까.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전국 기준 1회는 4.8%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영된 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는 4.7%, SBS '지옥에서 온 판사'는 13.6%의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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