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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네 개로 에어컨을 가동시킨다고? 이게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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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네 개로 에어컨을 가동시킨다고? 이게 되네"

입력
2024.10.07 18:30
수정
2024.10.07 20:32
0 0

세종 (주)푸드포트, 4년여 연구 끝에
초고효율 열전지 발전장치 개발·특허
기존 발전 고비용·저효율 문제 극복
"태양광 패널 비해 전력생산 450배"
에너지 분야 '게임 체인저 역할 기대

저비용 초고효율 열전지 발전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푸드포트 RG열전지 연구팀 박민철 센터장과 주용제 대표, 이충희 팀장(사진 왼쪽부터)이 7일 푸드포트 연구실에서 열전지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저비용 초고효율 열전지 발전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주)푸드포트 RG열전지 연구팀 박민철 센터장과 주용제 대표, 이충희 팀장(사진 왼쪽부터)이 7일 푸드포트 연구실에서 열전지 개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촛불 네 개로 가정용 에어컨을 작동시킬 수 있을까. 이런 마법같은 기술을 구현한 초고효율 열전지형 발전장치를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신에너지 연구개발 업체인 (주)푸드포트(대표 주용제)는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초고효율 열전지형 발전장치(RG열전지형)를 개발, 최근 특허 등록을 마쳤다고 7일 밝혔다.

이 업체 RG연구센터가 4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이 장치는 두 금속판의 온도 차이로 기전력이 발생하는 원리(제베크 효과)를 이용해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금속판의 한쪽에 섭씨 수백 도의 뜨거운 열을, 다른 한쪽에는 20도를 가하면 양면의 온도 차로 전기가 발생하고, 이 전기가 전극을 통해 외부로 공급되는 구조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존 열전지 발전장치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를 말끔히 해결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장치는 열전지 소재 희귀성과 부피, 높은 가격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고온과 저온의 열을 분리하는데 고비용이 소요되는 문제도 안고 있었다.

반면 RG열전지형은 열의 효율적 분리 등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극복했다. RG열전지형은 1㎡당 전력생산량이 72kW로, 기존 태양광 패널의 0.16kW보다 무려 450배나 많다. 와트(W)당 제조 단가는 단 3원에 불과해 태양광 발전(197원)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경제적이다.

RG열전지형 발전장치는 기후 위기에 대응할 혁신적인 발전장치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양 빛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를 변환시키는 태양광셀은 섭씨 25도부터는 1도에 0.5%씩 발전 효율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최근 더욱 뜨거워진 태양의 에너지를 전기로 충분히 변환시키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태양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시키는 경우에는 온도가 높을수록 유리해진다. 그만큼 열전지형 발전이 기후 변화에 더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충희 연구팀장은 “이번 발명으로 태양광 발전에 집중된 친환경에너지의 패러다임을 태양열을 비롯한 다양한 열에너지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중국 태양광셀의 저가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태양광 산업의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계에선 에너지 분야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승환 교수(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는 “이번 열전지 발명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소재한 푸드포트 연구팀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묘안을 찾기 위해 2021년부터 열전지 개발에 몰두했다. 창업진흥원 'K-스타트업' 프로젝트의 적극적인 지원과 글로벌 시뮬레이션 기업인 ANSYS와의 협력 덕분에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제 연구팀은 시제품 검증과 기술 고도화를 위한 첨단 디지털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적인 기술 상용화 단계에 돌입했다.

주용제 푸드포트 대표는 “RG열분리형 발전장치는 철과 바나듐등 국내 매장량이 풍부한 광물을 열전지 핵심소재로 쓰기 때문에 에너지 주권을 지킬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윤형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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