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공연단, 침대 1개에 2명 투숙
선유줄불놀이 입·퇴장 2시간 이상
2만 명 공연장에 간이화장실 1개만
시청 자유게시판에 민원 폭주하자
뒤늦게 사과·화장실 추가 설치 빈축
지난 6일 폐막한 2024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이 열흘간 148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외형상 대성공을 거뒀으나 허술한 운영으로 외국공연단이 조기 철수하는 등 국제적 망신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축제에는 25개국 400여 명이나 되는 외국인 공연단이 참가했지만, 행사장에서 지나치게 멀거나 낡은 숙소를 제공해 원성을 샀다.
인도 공연단은 행사장에서 20㎞ 거리의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정신연수원 온돌방이 배정되자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은 심한 굴곡 등 도로사정이 좋지 않고, 출퇴근 시간 교통혼잡으로 심할 때는 왕복 2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하는 곳이다. 결국 이들은 당초 계획한 일정을 하루 앞당겨 출국했다.
나머지 공연단이 묵은 모텔 8곳도 대부분 20~30년 된 낡은 곳인데다 침대가 1개밖에 없는 객실에 2인 1실로 배정하는 바람에 다른 1명은 방바닥에 자는 일도 생겼다. 공연단 숙소 민원이 폭주하자 일부 모텔은 침낭을 제공하기도 했다.
축제를 총괄한 한국정신문화재단 외국공연단 관리 용역 과업지시서에는 △호텔 객실은 2인 1실 기준 2개의 침대 배치 △건축 연한이 오래되지 않고 깨끗하고 쾌적한 상태 유지 △공연장에서 30분 이내 등 외국인 숙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은 셈이다.
외국인 공연단 대상 문화 체험 활동 시티투어 때 지난 4월 입국한 계절근로자를 사전 교육도 없이 가이드로 내세웠다가 공연장 위치도 안내하지 못하는 바람에 공연시간에 지각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회선유줄불놀이 시연도 2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아 성황을 이뤘지만, 행사 장에는 간이화장실 1개만 설치해 관람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행사장에서 외곽 주차장까지 빠져 나오는데 2시간이나 걸리는 등 불만이 폭주했다. 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관람객들의 성토글고 도배가 되자 안동시는 뒤늦게 사과하고 간이 화장실 4곳을 추가 설치했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다.
경기에서 왔다는 안모(44)씨는 “명성을 듣고 가족들과 함께 난생 처음 안동에 왔다가 실망만 가득 안고 돌아간다”며 “축제장에 간이 화장실이나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진·출입로도 짜증날 정도로 협소해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안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동국제탈춤축제 용역관리 대행사 관계자는 “예산부족으로 모텔을 이용하게 됐고, 추가 침대 설치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침낭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안동시 관계자도 “전국 입찰로 지역 실정을 잘 모르는 용역업체가 선정됐고, 하도급 과정에서 예산이 부족해진 것 같다”며 “올해 지적된 경험을 토대로 내년에는 좀 더 완벽한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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