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대신 중국 황산 화장실서 숙박
국경절 연휴 황산 숙박비 치솟아
돈 아끼며 황산 여행 노하우 공유
노동절 때도 화장실, 식당 꽉 차
중국인들이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맞아 대거 여행을 떠난 가운데, 일부 중국인들이 여행 경비를 아끼기 위해 관광지 화장실에서 잠을 자는 모습이 목격돼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홍콩 성도일보, 중국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중국 안후이성 황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화장실과 식당 바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모습의 사진들이 올라왔다.
여자 화장실 꽉 채워… 매트 깔고 휴식
국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황산의 여자 화장실을 20명에 가까운 여성 관광객이 가득 채운 사진이 일파만파 퍼졌다. 이들은 화장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둘러앉아 휴대전화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들은 연휴를 맞아 대규모 관광객이 황산을 찾다 보니 숙소 예약이 쉽지 않고 숙박비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공공장소에서 밤을 새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산에는 국경절 연휴 첫날인 지난 1일에 약 2만4,000명, 2일에 약 3만4,000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SNS에는 화장실 사용을 포함해 적은 예산으로 황산을 여행하는 노하우가 공유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도 "너무 비위생적이다", "돈을 아끼고 싶다면 차라리 텐트를 쳐라", "화장실 바닥에서 자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기도 싫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국내 누리꾼들도 "화장실 써야 하는 사람들은 어떡하냐", "유행처럼 번지는 것 같은데 이해가 안 간다", "저렇게 잘 바에는 아예 안 가는 게 낫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황산 화장실, 단골 숙박 장소… 식당도 '북적'
이 같은 장면은 올해 국경절뿐만 아니라 매해 연휴마다 볼 수 있다. 특히 황산 화장실은 중국 관광객들의 단골 숙박 장소로 떠올랐다. 올해 노동절(5월 1∼5일) 연휴 때도 황산 화장실에서 밤을 지내는 관광객 사진이 퍼졌고, 지난해 노동절(4월 29일∼5월 3일)엔 수십 명의 남성이 좁은 화장실 바닥에 앉거나 누워 잠을 자는 영상이 올라왔다.
황산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노동절 연휴 동안 800여 명의 관광객이 화장실을 비롯한 공공장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화장실을 '밤샘' 관광객들이 모두 차지하고 있어 현장에는 "화장실에서 밤을 새운다면 공공질서를 준수하고 다른 사람들의 화장실 이용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안내방송도 나왔다.
당시 황산 관리사무소 측은 이들을 호텔 예약을 하지 못한 데다 하산 시간을 놓쳐 화장실에서 밤을 보내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하며 "화장실에서 밤을 보내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800여 명의 관광객을 위해 호텔 로비와 식당 등을 개방했다.
국경절은 중국 최대 명절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다. 연휴 기간 여행과 귀성 등으로 지역을 오가는 유동 인구는 약 19억4,000만 명(연인원)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약 2억7,7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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