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지주사 주총 앞두고 장·차남 측 반격
"법적 절차 불사"...경영권 분쟁 확전 양상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계열사인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이 목적이다. 지주사의 임시 주총을 앞두고 창업주 일가의 장·차남이 모녀와 신 회장을 포함한 '3인 연합'에 반격을 가하며 경영권 분쟁이 더 확전하는 모습이다.
30일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에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안건은 박재현 대표,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를 해임하고, 신규 이사로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를 선임하는 제안이다. 신규 이사로 제안된 이들은 모두 형제 측 인사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지체없이 소집 절차를 취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에 착수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번 요구는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11월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을 앞두고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3인 연합에 대한 반격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박 대표는 수장으로 막중한 책임감은 버려둔 채로 당사와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고, 대외적으로 내부 직원들에 대해 형사책임 운운하면서 조직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경영상 혼란을 일으킨 장본인과 이를 옆에서 부추긴 이사를 전면 교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신 이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형제경영에 손을 들어준 뒤 6월 임시 주총에서 임종윤·종훈 사내이사와 함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하지만 이후 7월부터 신 회장은 다시 창업주 부인 송영숙 회장, 장녀 임주현 부회장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3인 연합을 구성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을 기점으로 분수령을 맞을 경영권 분쟁에 쟁점이 추가됐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 개최 여부는 한미약품 이사회의 결정 사항이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진은 임종윤·종훈 사내이사와 신 회장 외에는 형제가 추천한 남병호 사외이사와 박명희 사내이사, 중립이거나 3인 연합 쪽으로 분류되는 윤영각·황선혜·윤도흠·김태윤 사외이사가 있다. 아직까지 3인 연합 측이 우세한 구성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 개최가 합의되지 않아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게 될 경우 11월로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 전까지 한미약품 주총을 열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총 소집 요구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최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도 한미약품 임시주총 안건이 다뤄지지 않은 사실로 볼 때, 이번 제안이 한미사이언스 법인이 한 것인지, 특정 대주주(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독단적 결정인지 불확실한 상태”라며 "현재 지주사가 사업회사를 상대로 자행하고 있는 여러 업무 방해와 불법 행위 등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판단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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