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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낙서 피해' 네덜란드 유튜버 "합의금 한국전 참전용사 단체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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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낙서 피해' 네덜란드 유튜버 "합의금 한국전 참전용사 단체에 기부"

입력
2024.09.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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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탐방하는 '웰컴 투 마이 동' 시리즈
작품에 페인트 낙서돼 15일 전시 중단
낙서범들과 합의…"참전용사협회에 전달"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전시된 '웰컴 투 마이 동' 작품이 낙서 피해를 봤다. 인스타그램 @igobart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전시된 '웰컴 투 마이 동' 작품이 낙서 피해를 봤다. 인스타그램 @igobart

전시 작품에 낙서 피해를 본 네덜란드 유튜버가 낙서범으로부터 받은 합의금 전액을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용사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구독자 22만 명의 한국 여행 유튜브 채널 '아이고바트'를 운영하는 유튜버 바트 반 그늑튼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낙서 사건의 전말과 함께 기부 소식을 밝혔다.

그늑튼은 2022년 9월부터 약 2년간 서울 467개 법정동을 탐방하는 '웰컴 투 마이 동' 시리즈를 제작해왔다. 서울의 주류 문화 이면에 숨은 역사와 이야기를 발굴하고 기록하려는 취지다. 그는 서울 지도에 이제껏 방문한 94개 동을 색칠해 완성한 작품과 여행 중 촬영한 사진을 이달 9일부터 서울 성동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전시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지도가 훼손되면서 전시는 중단되고 말았다. 누군가 그의 지도에 물감으로 "OOO 앨범 화이팅" "오빠 사랑해" "고생 끝 행복 시작" 등의 낙서를 했기 때문이다. 그늑튼은 "15일 차를 타고 갤러리에 가는 도중 지도가 훼손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가 나고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면서 "제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이자 한국이 대단한 이유가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인데 안타깝게도 제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분노했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전시된 '웰컴 투 마이 동' 작품. 인스타그램 igobart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전시된 '웰컴 투 마이 동' 작품. 인스타그램 igobart

그늑튼은 경찰에 피해를 신고하고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소식을 알렸다. 이후 언론 보도가 이뤄지자 낙서범들은 그에게 "미안하다. 우리가 어리석고 멍청했다"는 내용의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그늑튼은 그들에게 자수할 것을 요청했고, 이들은 범행 나흘 만인 19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자수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재물손괴 혐의로 30대 남성 A씨와 20대 여성 B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그늑튼은 "우리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그들과 직접 합의하는 것이란 조언을 받았고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그들이 적절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들었다"며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우리가 얼마를 보상받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한 뒤 그들에게 알렸다. 그들도 받아들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늑튼은 받은 합의금 전액을 네덜란드 한국전참전용사협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돈 때문에 합의한 건 아니다. 정말로 이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늑튼의 유튜브 애청자들은 "방문하고 싶었던 전시인데 화가 난다" "이런 소중한 아카이빙에 낙서를 하다니 내가 다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는 채널을 후원하며 "기운 내셔서 웰컴 투 마이 동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성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다시 전시가 열리면 꼭 찾아가겠다"고 응원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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