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10명에게 2,200만원 뜯어내
'첩보'로 시작, 3개월 만에 송환 성공
태국 방콕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가짜 증권거래 사이트를 만든 뒤 한국인을 상대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갈취한 주식 리딩방 운영진 일당이 한국과 태국 경찰의 공조로 붙잡혔다. 이들은 피해자 10명에게 약 2,200만 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은 이 같은 범행을 벌이다 현지 경찰청 이민국에 검거된 한국인 8명을 27, 28일에 걸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30일 밝혔다. 모두 남성으로 20대 7명, 30대 1명이다.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며 공모주에 투자하면 수익을 줄 것처럼 속이는 수법을 썼다. 경찰은 사기·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수사는 태국에 파견된 경찰청 소속 국제협력관이 정보원으로부터 7월 첩보를 들으며 시작됐다. 이후 태국 경찰과 함께 피의자를 특정한 뒤 소재 파악에 나서 현지법 중 이민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21일 전원을 검거했다. 이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에 전담 수사팀을 지정해 국내 수사관을 태국으로 보내 피의사실 입증에 주력하며 강제송환에 성공했다.
통상 국제공조수사는 피해자 신고로 국내에서 시작되거나, 피의자가 경찰을 피해 해외로 도망갈 경우 그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이번엔 거꾸로 현지에 있던 국내 경찰이 적극 수사에 나섰고, 그 덕에 3개월 만에 '첩보 입수-검거-송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범행 현장에 경찰이 들이닥쳤을 당시 일당 계좌엔 피해금 대부분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피해금 2,200여만 원 중 2,100만 원이 피해자에게 반환됐다. 경찰은 이 조직에게 피해를 당한 사례를 국내에서 추가 수집하고 있다.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사이버 범죄는 국경을 쉽게 넘나든다. 나라마다 형사사법체계가 다른 탓에 국제공조 수사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이에 경찰청은 올해 2월 '국외 도피사범 집중관리체계'를 도입해 태국 '파타야 드럼통 살인사건' '필리핀 특수강도 사건' 등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1~8월 국내에 송환된 도피사범은 모두 34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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