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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은 '정상회담' 공감대 쌓고... 북중은 수교 75주년 앞두고도 '찬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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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은 '정상회담' 공감대 쌓고... 북중은 수교 75주년 앞두고도 '찬바람'

입력
2024.09.29 20:30
수정
2024.09.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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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외교장관 회담서 APEC 정상회담 공감대"
북중관계, 수교 75주년서 '극적 반전' 어려울 듯
한중 훈풍 분위기, 북한 핵실험에도 외교적 부담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남·북한에 대한 중국 외교의 격(格)이 '역전' 기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중 간 정상회담 개최 논의가 속도를 내는 반면, 북중은 수교 75주년을 코앞에 두고도 냉랭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45분간 회담을 갖고 한중 간 고위급 교류 문제를 논의했다. 두 장관은 제79차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이다.

왕이 "한국 APEC 역할 지지"... 시진핑 방한 탄력

29일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두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올해 들어 한중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 올해 하반기 다자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를 이어 가기로 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의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선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일어나선 안 된다"며 "중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는 페루 APEC 회의 관련 언급이 없었다. 다만 "올해 들어 중·한의 왕래·협력이 활발해지며 긍정적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양국 간 노력의 방향이 옳고, 효과가 좋다는 점을 증명한다"는 왕 부장 발언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온도차는 다소 있지만, 큰 틀에서는 올해와 내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한중 정상회담 개최에 '교감'을 나눴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년 11월 APEC 회의가 경주에서 열리는 만큼, 현 정부가 공을 들인 시 주석 방한도 탄력을 받게 됐다.

북중 관계, 수교 75주년에 다소 이완되겠지만...

2018년 5월 중국 다롄을 방문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18년 5월 중국 다롄을 방문한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중 관계의 반대 급부 격인 북중 관계는 수교 75주년(10월 6일)을 앞두고도 '후퇴' 흐름을 보인다. 이달 8, 9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6주년 기념행사에 왕야쥔 주북한 중국대사가 '휴가'를 이유로 불참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앞서 북한 정권수립일(9.9절)을 맞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에게 보낸 서신에선 그간 관례적으로 포함됐던 '단결과 협력'이라는 표현도 빠졌다. 이밖에 2018년 중국 다롄시에 설치된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발자국 동판 기념물이 최근 제거된 점, 북한이 지난 6월 관영 매체 송출 수단을 기존 중국 위성에서 러시아 위성으로 돌연 교체한 점 등도 북중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의 근거로 꼽힌다.

28일 평양에서 주북한 중국대사관이 개최한 '중국 건국 75주년 기념 리셉션'에는 강윤석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고위급이긴 해도, '예년 수준'이라는 점에서 본격적인 분위기 반전 신호로 보기 힘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북중러 3각 협력 구도'와 거리를 두려는 중국 의중, 중국 내 북한 노동자 신규 파견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갈등이 여전히 북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수교 75주년을 통과하며 북중 간 긴장이 다소 이완되겠지만, 극적인 반전 연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짚었다.

'한중은 훈풍, 북중은 긴장' 기류가 북한의 7차 핵실험 여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제사회는 미국 대선이 열리는 11월 전후 북한이 초대형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으로선 핵 도발 국면마다 나타난 중국의 '뒷배' 역할을 이번에는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또 11월 페루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이와 겹치는 시점에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서면 중국의 대(對)한반도 외교 중심추는 북한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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