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절충안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뉴진스 업무방해" vs "거짓 주장" 격돌
아이돌 그룹 뉴진스 제작자인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모기업 하이브가 공개적으로 진실 공방을 벌였다. 뉴진스가 이달 25일까지 민 전 대표를 복귀시켜달라고 하이브 측에 요구하고, 이에 하이브가 '어도어 대표 임명 불가, 사내이사 선임'이라는 절충안을 제시한 지 하루 만에 대립각을 드러낸 것이다.
26일 중앙일보가 보도한 민 전 대표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올 4월부터 이어진 하이브와의 갈등에 대해 "자회사(어도어) 사장이 모회사(하이브)의 심기를 대놓고 거스른 데 대한 공개 처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이 블랙코미디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가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는 엄중하고 거창한 분단의 참극으로 비춰졌지만 실상은 지극히 인간적 갈등에서 비롯된 우발적 감정으로 빚어진 촌극"이라고 설명했다.
민희진 "돈 때문에 벌이는 갈등 아냐"
'민 전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는 하이브 주장에 대해선 "하이브가 가진 어도어 지분이 80%고, 내가 가진 지분은 17.8%다. 어떻게 독립을 시도하나"라며 반문했다. 아울러 이 같은 분쟁이 수백억 원대로 추정되는 풋옵션(주식매도권한) 때문이라는 해석과 관련해선 "돈이 목적이라면 이렇게 괴롭고 지리(멸렬)한 싸움을 감당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하이브가) 나를 해임하려 했던 임시주주총회에 대한 가처분 승소 이후 하이브로부터 돈을 줄 테니 받고 (회사를) 나가라는 협상안이 변호사를 통해 들어오기도 했지만, 돈이 목적이 아니기에 거절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민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이브와 민 대표와의 갈등이 우발적 감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감사는 우발적으로 진행하는 일이 아니다. 내외부 제보가 이어짐에 따라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 결과 민 이사는 부대표와 장기간에 걸쳐 회사를 공격할 방법을 모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하이브, 입장문 내 "거짓 주장 황당"
하이브가 5월 민 전 대표에게 '돈 줄 테니 나가라'는 협상안을 제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하이브는 "협상안을 제안한 적이 없다.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터무니없는 거짓 주장을 하는 것이 당사로서는 황당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인터뷰에서 '빌보드 칼럼니스트로부터 해외 하이브 PR 대행사가 나에 대한 비방이 가득한 자료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는데, 하이브는 이 또한 적극 반박했다. 민 대표는 "겉으로는 (내게) 프로듀서를 5년으로 제안했다며 홍보하면서, 뒤로는 해외 매체에까지 비방 자료를 뿌리는 회사를 어느 누가 믿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는데, 하이브는 "해당 PR 대행사와 빌보드 칼럼니스트로부터 민 전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향후 뉴진스의 미래를 어떻게 책임질지에 대해서도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의견은 확연히 갈렸다. 민 전 대표는 "(뉴진스의 7년짜리 큰 그림에) 큰 차질이 있다"면서 "어도어 부대표들도 하루아침에 업무에서 배제되고 차단됐다. 다음 음반 작업도 중단된 상태다. 너무나 안타깝다. 이것 또한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벌인 업무방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인터뷰에 대해 "허위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전파하는 것만으로도 경영자로서의 심각한 결격사유가 드러난다"면서 "본업에 복귀해 아티스트와 팬들을 위한 업무에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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