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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김 여사 언급 없었던 만찬...尹, 한동훈 독대 재요청 수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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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김 여사 언급 없었던 만찬...尹, 한동훈 독대 재요청 수용할까

입력
2024.09.25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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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건배사 기회도 없었다"
독대 요청 두고 신경전 벌이며 예고된 결과
한, 독대 재요청하며 승부수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4일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만남에서 의정 갈등 해법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등 주요 현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독대'를 둘러싼 갈등 속에 당 지도부와의 상견례 성격을 예고한 대통령실 뜻대로 진행된 셈이다. 독대를 재요청하며 '다음'을 기약한 한 대표지만, 대통령실과의 조율 없이 풀어내기 어려운 현안이 산적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날 만찬에서 또 다른 숙제를 받아들었다는 관측이다.

"한동훈, 건배사 기회도 없었다"

이날 만찬 참석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독대는 물론 당대표로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국민의힘의 한 참석자는 "건배사도 없어서 한 대표가 발언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고 했고, 또 다른 참석자도 "만찬이 끝난 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잠깐 따로 얘기하자'고 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안 그러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굳어진 분위기를 풀기 위한 시도도 없진 않았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한 대표가 중심이 돼 일가정 양립 관련 법안을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고 언급하며 당정의 공통분모를 강조했지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의견을 주고받을 분위기는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독대 요청 두고 신경전 벌이며 예고된 결과

이날 빈손 만찬은 예고된 결과였다. 만찬 전부터 한 대표의 윤석열 대통령 독대 요청 사실이 알려지며 양측의 신경전으로 번졌다. 앞서 한 대표는 의정 갈등 및 김 여사 문제 등 현안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논의하기 위한 독대 자리를 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한동훈 지도부 구성 후 첫 만남인 만큼 상견례 성격의 만찬을 희망했다. 결국 대통령실이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독대를 거절하면서 현안 논의의 공간은 사라졌다. 한 대표의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에 공개되며 윤 대통령을 압박한 모양새가 된 것에 대한 불편함이 이날 만찬 자리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한, 독대 재요청하며 승부수

다만 한 대표는 독대 요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만찬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게 "대통령과 현안을 논의할 자리를 잡아 달라"고 독대를 재요청한 것이다.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 문제도 의제로 보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여러 중요한 사항이 많이 있는데 그것도 그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승부수를 던진 셈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급한 현안으로 꼽히는 의정 갈등만 해도, 여야의정 협의체를 추진 중인 한 대표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야 윤 대통령과 회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공천 개입 의혹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현재 진행형인 만큼 만남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당정 간 입장 차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계속 거리를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 양측 모두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통령실은 여당의 협조 없이 거대 야당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순망치한의 형세에 놓일 수 있다. 한 대표 역시 성급한 차별화로 여당 내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 대표가 독대를 재요청했지만 이날 만찬은 당정 간 거리감을 확인한 자리"라면서 "이 상태라면 정국 현안 해결을 위한 한 대표의 머릿속이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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