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레디아·레이예스 역대 세 번째 외인 타율왕 경쟁
데이비슨 홈런왕 예약... 오스틴은 압도적 타점 1위
투타 타이틀 중 절반인 7개 외인 차지 가능성
올해 프로야구 최고 히트상품은 단연 김도영(KIA)이다. 그는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 최연소·최소 경기 30-30, 역대 세 번째 30-30-100(타점)-100(득점) 등 숱한 기록을 써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도영은 23일 광주 삼성전에서 홈플레이트를 3번이나 밟으며 2014년 서건창(KIA)이 작성한 135득점을 넘어 역대 최고 득점을 경신 중(138득점)이고, 홈런 1개와 도루 1개도 추가해 KBO리그 역대 두 번째이자 토종 타자 최초의 ‘40-40’까지 홈런 두 방만을 남겼다.
그러나 올 시즌 KBO리그의 진기록을 김도영 혼자서만 작성하고 있는 건 아니다. 눈부신 활약으로 김도영 개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외인 타자들 역시 맹활약하며 주요 타격 부문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특히 올 시즌은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타격 3관왕’이라 불리는 타율·홈런·타점 타이틀을 외국인들이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타율 부문이다. 전통적으로 ‘장타자 외인’을 선호했던 KBO리그 특성상 그간 타율왕을 차지한 외인은 2004년 클리프 브룸바(당시 현대·0.343)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0.381) 둘뿐이었다. 그러나 올해엔 상황이 달라졌다. ‘한 방’ 못지않게 정교함을 갖춘 외인들이 등장하면서 23일 현재 타율 1위와 2위는 각각 기예르모 에레디아(SSG·0.358)와 빅터 레이예스(롯데·0.353)가 차지하고 있다. 3위 김도영(0.347)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역대 세 번째 외국인 타율왕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홈런왕은 사실상 경쟁이 끝난 상태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맷 데이비슨(NC·45개)이 2위 김도영(38개)에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KIA가 24일부터 5경기를 남겼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도영이 7개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타점 부문에서는 오스틴 딘(LG)이 127타점으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고, 2위 역시 데이비슨(117개)이 차지하고 있다. 3위 구자욱(삼성·115개)이 최근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단 3경기 만에 상위 순위 두 명을 제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현재 순위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오스틴은 LG 역사상 첫 타점왕 타이틀을 가져가는 역사적인 기록도 쓰게 된다.
안타 부문에서도 외인 타자들이 강세다. 1위는 193개의 안타를 때려낸 레이예스가 차지하고 있고, 2위에는 에레디아(187안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공동 3위인 멜 로하스 주니어와 김도영(이상 182개)이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난 시즌 타격 부문에서 단 한 명의 외인 타이틀 홀더도 나오지 않았던 것과 상반되는 결과다.
마운드까지 범위를 넓히면 '외인 천하'는 더욱 도드라진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카일 하트(NC·2.44) 제임스 네일(KIA·2.53) 찰리 반즈(롯데·3.16) 등 외인이 1~5위에 자리하고 있고, 탈삼진 역시 엔마누엘 헤이수스(키움·173개)와 하트(172개)를 필두로 1~7위가 모두 외국인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현 승률 1위(0.867) 하트가 복귀전에서 패전만 기록하지 않으면 승률왕 타이틀도 그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투타 총 14개의 타이틀 중 절반인 7개를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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