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 "인도법인 가전 공장 11일째 파업"
"현지 노동자, 노조 인정·처우 개선 등 요청"
"최근 삼성이 마주한 가장 큰 시위"
"삼성, 공장 운영 방해한 노조 고소"
삼성전자 인도 가전공장이 최근 11일째 이어진 노동자들의 대규모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은 파업을 이끈 노조를 고소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인도 동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의 삼성전자 가전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11일째 벌인 파업으로 생산에 큰 차질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 공장 노동자 총 2,000명 중 약 1,500명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최근 수년간 겪은 가장 큰 규모의 시위 중 하나다.
이들은 매일 공장 인근에 모여 임금 인상과 업무조건 개선에 더해, 이번에 결성한 노조인 '삼성 인도 노동복지 조합(SILWU)'을 인정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있어야 경영진과 임금과 근무시간 등 노동조건을 협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첸나이 가전 공장은 삼성전자가 인도에 세운 공장 2곳 중 한 곳으로, 매년 인도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약 120억 달러)의 3분의 1가량을 기여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인도 공장 노조 "업무 압박하고 휴식 없이 일해" 주장
이번 시위에서는 첸나이 공장 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주장도 제기됐다. SILWU가 소속된 인도 노동조합센터(Citu)는 BBC에 "삼성공장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임금은 2만5,000루피(약 40만 원)"라고 주장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인도 현지 매체 '인디아닷컴' 등을 인용해 소개한 2022~2023년 인도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약 15만 루피다. Citu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첸나이 공장 노동자의 임금은 인도 평균 임금의 5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Citu는 "앞으로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임금의 5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Citu는 또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각각의 제품을 10~15초 안에 완성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4~5시간 동안 휴식도 없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고소한 삼성 "문제 해결 논의 시작"
사측은 즉각 반박했다. 삼성전자 인도 법인은 BBC 등에 전달한 공식 성명을 통해 "근로자들이 4시간 연속 일하도록 강요받는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모든 노동자는 적절한 휴식을 보장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자들은 제품이 '컨베이어 라인'을 통과하는 동안 제조 공정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한다"며 "우리는 모든 법률과 규정을 지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시위를 벌인 노조에 소송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인도 법인이 인도 가전공장에서 11일간 파업을 주도한 노동조합 구성원을 고소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4페이지 분량의 법원 제출문에서 "(노조의 행동이) 공장 운영을 방해하고 근무 중인 직원들이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면서 "공장의 원활한 운영과 직원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또 "삼성 측은 지난주 성명을 통해 '모든 문제를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자 공장 근로자들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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