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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만 살림살이 나아졌는데... 내년 비과세·감세 혜택 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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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만 살림살이 나아졌는데... 내년 비과세·감세 혜택 더 늘어

입력
2024.09.18 18: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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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생산 2년째 감소… 대기업은 반등
대기업 중심 투자 강화에도 내수 부진 지속
내년 조세지출 대기업↑… "낙수 효과 의문"

부산항에 지난달 7일 수출 화물들이 쌓여 있다. 뉴스1

부산항에 지난달 7일 수출 화물들이 쌓여 있다. 뉴스1

반도체 중심 수출 호조에 힘입어 대기업 생산은 늘어나는 반면, 중소기업 생산은 2년째 뒷걸음질 치며 여전히 불황을 겪고 있다. 정부의 대기업 투자 강화가 낙수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내년 예산에서 비과세·감세 등 조세지출 수혜 비중도 대기업은 늘어나고 중소기업은 줄어들 예정이다.

1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기업규모별 제조업 생산지수를 살펴보면, 올해 7월까지 월평균 중소기업 생산지수는 2020년 수치를 100으로 봤을 때 98.2로 2년째 감소 중이다. 지난해 해당 기간 지수는 월평균 98.5로 1년 전에 비해 2.2% 떨어졌고, 올해도 0.3% 내렸다. 이에 반해, 같은 기준을 적용한 대기업 생산지수는 113.7로 전년 대비 6.8% 증가하며 반등했다.

업황이 좋지 않은 중소기업은 대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중소기업 대출액은 37조 원으로 대기업(27조1,000억 원)보다 많다. 최근 3개월 대출액 추이도 중소기업은 증가, 대기업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고금리에 이자비용 부담이 늘다 보니 수익성은 악화해 지난해 전체 중소기업 중 41.6%는 '당기순이익 0원' 이하를 신고했다.

여기에 내년 비과세·감세 등 정부 조세지출에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수혜 비중 증감은 엇갈릴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의 '2025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올해 75.6%였던 중소기업 수혜 비중은 내년 68.5%로 줄어든다. 중견기업도 4%에서 3.6%로, 기타기업도 10.8%에서 10%로 비중이 하락했다. 대기업만 9.7%에서 17.9%로 뛰는데, 이는 2017년(20.4%) 이후 최고치다.

대기업 연구개발(R&D), 통합투자세액공제 규모를 확대한 영향이다. 정부는 대기업이 인센티브를 받은 만큼 투자를 늘려 경기 회복에도 선순환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체 법인의 94%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고전이 가계 실질소득 부진으로 이어지는 점은 내수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지원해 실적이 좋아지고, 설령 투자를 한다 해도 내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낙수 효과에 지나치게 기대하는 측면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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