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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보름달 아래 화려한 야경… 은은한 문화의 향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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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보름달 아래 화려한 야경… 은은한 문화의 향기까지

입력
2024.09.15 08: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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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가볼 만한 여행지

수원화성 누문 위로 환하게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다. 수원문화재단 제공

수원화성 누문 위로 환하게 보름달이 떠오르고 있다. 수원문화재단 제공

하늘 볼 여유 없이 바쁘게 살다가도 추석이면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기다린다. 이날만큼은 부풀어오른 달처럼 모든 것이 원만하고 풍성하기를 기원한다. 추석 연휴 조금은 색다르게 달마중과 야경, 문화의 향기까지 누릴 수 있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효심으로 쌓은 수원화성 야행

수원화성은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의 효심으로 축성됐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양주 배봉산(지금의 서울 전농동)에서 수원 화산으로 이장하고, 부근에 있던 읍치를 팔달산 아래 지금의 위치로 옮기고 성을 쌓았다. 보물 팔달문을 비롯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서장대, 화포를 감춰 두고 적군에게 총을 쏘도록 축조한 남포루, 군사시설이지만 정자 같은 방화수류정 등이 멋스러움을 더한다.

팔달산 꼭대기의 서장대 아래로 수원 도심이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팔달산 꼭대기의 서장대 아래로 수원 도심이 펼쳐진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밤이 되면 성곽을 따라 은은하게 경관 조명이 불을 밝힌다. 고풍스러운 담장과 도심 불빛이 색다른 야경을 선사한다. 성안의 수원행궁은 오후 9시 30분까지 야간 개장한다. 관광용 헬륨기구를 타면 최고 150m 높이에서 일대를 조망할 수 있다.

팔달산 정상(145.5m)에 자리 잡은 서장대는 높은 만큼 달 보기 좋은 곳이다. 아래층은 군사 훈련 지휘소로, 위층은 주변 감시용으로 만든 건물이다. 조금 떨어진 곳에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만든 ‘효원의 종’이 있다. 유료로 3번 타종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부모님 은혜에 감사하고, 두 번째는 가족의 건강과 화목을, 세 번째는 자신의 발전과 소원 성취를 기원한다. 보름달을 향해 두 손을 모으는 마음과 같다.

해운대가 월출 명소, 부산 달맞이동산

해운대는 부산의 달맞이 명소이기도 하다. 동쪽 해변에서 청사포로 넘어가는 길은 달맞이고개, 달맞이동산으로 불린다. 산책로 겸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달맞이고개에서 바라보는 월출은 대한팔경의 하나로 예부터 시인, 묵객이 즐겨 찾았다. 요즘도 정월대보름과 추석, 매달 보름 무렵이면 달빛 산책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 1997년 세워진 해월정은 달맞이동산의 상징물이다.

부산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달맞이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 해운대에서 송정으로 넘어가는 달맞이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달맞이동산의 해월정에서는 숲과 어우러진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달맞이동산의 해월정에서는 숲과 어우러진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해운대에서 송정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달맞이길은 열다섯 차례나 휘어져 15곡도(曲道)라고도 불린다. 천천히 걸어도 좋고, 차로 달려도 좋은 명소다. 야외음악당과 조각공원, 야생초화원 등 볼거리가 곳곳에 숨어 있다.

경상·전라 바다 한눈에, 광양 구봉산전망대

해발 473m 광양 구봉산에선 경남 하동·남해, 전남 여수·순천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지역의 일출, 일몰 명소다. 보름이면 경상도에서 뜨는 달, 전라도로 지는 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전망대 뒤편 철재 봉수대는 제철도시 광양의 상징이다. 특수강과 LED 조명으로 매화꽃이 피는 모습을 표현했다. 봉수대 높이 9.4m는 ‘광양’이란 지명이 최초로 쓰인 서기 940년(고려 태조 23년)을 의미한다.

광양 구봉산전망대에서는 경남 하동에서 전남 순천까지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광양 구봉산전망대에서는 경남 하동에서 전남 순천까지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특수강으로 제작한 구봉산전망대 봉수대가 경관 조명을 밝히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특수강으로 제작한 구봉산전망대 봉수대가 경관 조명을 밝히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밤이 되면 광양제철소, 여수로 이어지는 이순신대교, 그 너머 여수 국가산업단지가 불야성을 이룬다. 바다와 어우러진 화려한 야경이 이색적이다. 전망대 바로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 차로 편하게 갈 수 있다.

미디어아트로 피어나는 국가유산

서늘한 가을밤 그윽한 문화의 향기에 젖어 드는 건 어떨까. 국가유산청이 한국의 세계유산을 알리기 위해 국가유산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이고 있다.

전남 고흥에서는 13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열정의 꽃, 분청’을 주제로 미디어아트가 펼쳐진다. 고흥분청문화박물관과 가마터 일원에서 영상 투시와 타악 공연, 라이팅아트 등이 아우러진다. 창작의 불을 지펴 자신만의 분청을 꽃피운 도공의 열정을 경험을 할 수 있다.

고흥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시연 장면.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제공

고흥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시연 장면. 고흥분청문화박물관 제공


공주 국가유산 공산성 미디어아트. 국가유산청 제공

공주 국가유산 공산성 미디어아트. 국가유산청 제공


부여 국가유산 부소산성 미디어아트. 국가유산청 제공

부여 국가유산 부소산성 미디어아트. 국가유산청 제공

공주 공산성 일원에서는 13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무령의 나라, 찬란한 희망의 빛’이 펼쳐진다. 무령왕이 꿈꾸던 웅진백제를 작품으로 펼쳐 보인다. 미디어파사드로 화려함을 더한 금서루, 착시 기법으로 복원한 대왕의 검 등이 백제의 신비로움을 선사한다.

부여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에서는 이달 29일까지 사비백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사비연희’가 진행 중이다. 중국과 일본, 베트남 예술가를 초빙해 백제의 영광과 유산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비롯한 국가유산의 아름다움이 디지털아트와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연출된다.

익산 국가유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국가유산청 제공

익산 국가유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국가유산청 제공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에서 선보인 '오매일여, 깨우는 소리'. 익산시청 제공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에서 선보인 '오매일여, 깨우는 소리'. 익산시청 제공

익산에서도 백제의 역사가 이어진다. 미륵사지 일원에서 다음 달 6일까지 ‘미륵사지, 1400년의 비밀을 탐험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초대형 조명과 레이저아트쇼를 비롯해 미륵사지 동탑과 서탑에서 융·복합 미디어아트가 구현된다. 법회가 열리던 강당지에는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LED미디어기둥을 설치했다. ‘상상 사파리’ ‘유물을 찾아라’ 등 가족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최흥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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