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외국인 출국 취소"
두 자녀 구제 대상 여부는 논란
법무부가 국내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불법 체류자에게 출국 명령을 내린 건 "너무 가혹하다"며 해당 법적 조치를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행정1부(부장 박상현)는 카자흐스탄 국적 외국인 A씨가 법무부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를 상대로 낸 출국 명령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출국 명령 처분을 취소하라"고 주문했다.
A씨는 일반 여권을 소지한 채 2018년 12월 미성년 자녀 2명(당시 4·1세)과 함께 사증 면제(B-1) 자격으로 입국해 체류 기간(30일) 만료일인 2019년 1월이 지났는데도 국내에 체류하다가 지난해 12월 불법 체류자 집중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A씨는 전남 광양의 한 음식점에서 일을 하며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을 다니는 두 자녀를 키우고 있었다. A씨는 출입국관리법상 강제 퇴거 처분 대상이었지만, 여수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A씨의 자녀들이 초등학교 등을 다니고, 이들을 돌볼 A씨 남편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해 A씨에게 올해 1월 6일까지 출국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에 A씨는 "법무부의 국내 장기 체류 아동 교육권 보장을 위한 체류 자격 부여 방안은 국내 체류 자격 없이 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이 고교를 졸업하거나 성인이 될 때까지 해당 아동의 부모에게 한시적으로 체류 자격(G-1)을 부여하고 있다"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출국하면 대한민국에서 약 5년간 체류해 언어·교육·문화에 적응한 A씨의 자녀들도 출국해야 한다"며 "이는 대한민국에서 형성한 자녀들의 사회·문화적 기반과 생활 기반을 모두 박탈하는 것으로서 A씨에게 현저한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홀로 두 아이를 우리나라에서 양육·교육하는 A씨의 사정을 고려하면 출입국사무소의 처분은 A씨 자녀들의 교육권을 고려하지 않아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내 체류 기간 5년인 A씨 자녀들이, 국내 장기 체류 아동 교육권 보장을 위한 정부의 체류 자격 부여 방안에 해당하는 구제 대상인지를 놓고 논란도 일고 있다. 법무부가 2022년 2월부터 내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이 방안은 △아동이 국내 출생 또는 6세 미만의 영·유아기에 입국하고 △6년 이상 국내 체류한 뒤 △구제 신청일 기준 국내 초·중·고교에 다니거나 고교를 졸업한 경우에만 체류 자격을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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