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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는 미래? 일상과 연결했더니 가사노동 해방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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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AI는 미래? 일상과 연결했더니 가사노동 해방 가능해져"

입력
2024.09.07 04: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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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서 삼성·LG '음성 제어 AI 기술' 경쟁
AI가 알아서 가전 작동… 에너지도 절약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메세 베를린에 마련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의 LG전자 부스 입구 모습. LG전자의 슬로건 'Life is Good'이 전면에 새겨져 있다. 베를린=김지현 기자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메세 베를린에 마련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의 LG전자 부스 입구 모습. LG전자의 슬로건 'Life is Good'이 전면에 새겨져 있다. 베를린=김지현 기자


인공지능(AI)은 미래가 아니라 이제 일상이에요. 가전을 연결하면 가사노동 부담이 줄고 에너지도 절약될 겁니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전시장 메세 베를린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를 미리 둘러본 소감을 요약하면 이렇다. 음성으로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AI 기술 혁신은 생각보다 빨랐고 귀찮게 여겨졌던 연결은 걱정보다 쉬웠다. 일상을 연결하고 가전과 대화하는 모습이 나의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내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목소리 듣고 맞춤 추천해주는 삼성 AI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을 준비 중인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 삼성전자 전시관에 설치된 비스포크 AI 콤보의 모습. 베를린=김지현 기자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을 준비 중인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 삼성전자 전시관에 설치된 비스포크 AI 콤보의 모습. 베를린=김지현 기자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 첫머리에 'AI로 강화된 스마트싱스의 주요 설루션과 최신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스마트싱스는 2014년 인수 이후 삼성의 기술력을 접목하면서 8월 기준 약 3억5,0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연결 플랫폼으로 폭풍 성장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비서 빅스비가 사용자마다 다른 목소리를 각각 구별해 인식하는 '보이스 ID'와 센서를 활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인 '앰비언트 센싱' 기능을 이번 IFA에서 처음 선보였다. 개인화된 명령과 질문에도 기기가 사용자의 일정이나 성향, 건강 상태 등을 파악해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 예를 들면 AI가 담긴 TV에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골라줘'라고 명령하면 가족 구성원 중 누구의 목소리인지 알아차리고 맞춤형 추천을 해준다.

AI가 가족의 돌봄을 도와줄 수 있을 만큼 진화 중인 점도 흥미로웠다. 삼성전자 부스의 '안전과 건강' 코너에선 패밀리 케어를 선보였는데 스마트 워치나 갤럭시링 등으로 사람의 운동 움직임을 감지하면 AI가 들어 있는 가전들이 이를 분석해 위험에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줬다. 가령 혼자 사는 어머니가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여닫으면 '활동을 시작했다'는 알림을 보내거나 부모님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안부 연락을 해보라'고 제안하는 식이다. 이 기능들은 2025년 출시할 주요 가전제품에 들어간다.

비스포크 AI 제품에 적용된 AI 음성 비서 '빅스비'가 한 개의 명령어가 아닌 두 가지 이상의 복합 명령어를 이해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나 오늘 오후 6시에 퇴근해. 그전까지 집안일 모두 끝내줘"라며 명령을 하면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려 빨래를 해주고 로봇청소기도 돌려주고 식기세척기로 설거지와 건조까지 끝내놓는 식이다.

스마트싱스와 연결도 훨씬 쉬워졌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에는 각종 스마트 기기를 일일이 스마트싱스 앱에 등록해야 했다"면서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근처에서 새로운 기기가 발견되면 알아서 앱에 등록이 된다"고 설명했다.



씽큐 온과 대화하며 AI 홈 만드는 LG

LG전자가 처음 선보인 AI 홈 디바이스인 '씽큐 온'. 생성형 AI를 탑재한 씽큐 온이 각종 센서를 분석해 사용자와 대화하며 주변 기기를 제어하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 베를린=김지현 기자

LG전자가 처음 선보인 AI 홈 디바이스인 '씽큐 온'. 생성형 AI를 탑재한 씽큐 온이 각종 센서를 분석해 사용자와 대화하며 주변 기기를 제어하고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한다. 베를린=김지현 기자


LG전자의 올해 전시 주제는 '공감지능으로 새롭게 그려내는 AI 홈'이었다. 이를 위해 개별 가전이 아니라 가전을 연결하는 핵심 디바이스인 'LG 씽큐 온'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씽큐 온은 가전업계 최초로 생성형 AI를 품은 디바이스로 집 안 가전과 사물인터넷 기기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생성형 AI는 최근 버전인 GPT4 옴니가 쓰였다.

그래서 LG전자 전시는 개별 가전의 AI 성능을 뽐내는 대신 씽큐 온을 통해 이전 스마트홈보다 진화한 AI 홈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최신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은퇴한 노부부가 씽큐 온과 대화를 통해 세탁기를 제어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AI가 사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물과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쓸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에 고객이 버튼을 일일이 누르지 않아도 됐다. 또한 펫케어 맞춤 공간에서는 사람이 일일이 명령하지 않아도 레이더 센서가 탑재된 AI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반려동물의 동선을 감지해 알아서 풍향을 바꾸거나 온도·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기도 했다.

씽큐 온은 단순히 전자 기기 연결 허브가 아니라 고객의 일상을 돕는 AI 비서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오늘의 스케줄을 물으면 씽큐 온이 예정된 테니스 강습 시간과 함께 이동 방법과 소요 시간을 알려주고 택시까지 호출해 줄 수 있는 것. 현장에서 만난 이향은 LG전자 H&A CX담당 상무는 "AI 홈이 그동안 스마트 홈 연결에 초점을 맞췄다면 LG전자는 사람을 중심에 뒀다"며 "공감 지능을 바탕으로 한 '배려 기술'로 봐 달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씽큐 온의 장점은 '무한 확장성'이다. 최신 프리미엄 AI 가전이 아니더라도 기존에 집에서 쓰던 가전도 씽큐 온과 연결해 AI 가전처럼 쓸 수 있다. LG전자 브랜드가 아니어도 된다. LG전자가 최근 인수한 '앳홈(Athom)' 플랫폼과 통합으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디바이스·서비스를 연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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