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하마스 지도부 6명 기소 공개
이스라엘 기습공격 책임자 신와르 포함
이스라엘이 제거 1순위로 꼽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새 수장 야히야 신와르 기소 사실을 미국이 뒤늦게 공개했다. 하마스가 인질 살해를 전쟁 전략으로 공식화하는 등 강하게 나오자 미국도 맞불을 놓은 셈이다. 미국의 강수 배경에는 중재안 최후통첩을 앞두고 즉각 휴전 및 인질 석방을 관철하겠다는 백악관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도 있다.
미 법무부는 3일(현지시간) 하마스 정치국장 신와르를 비롯한 하마스 지도부 6명을 지난 2월 기소했다며 이날 공소장을 공개했다. 신와르는 1,200여 명이 숨진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실질적 책임자다.
혐의는 테러살인 등 7가지다. 1997년 이후 하마스의 활동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됐다. 법무부는 “피고인들은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해 민간인을 살해하려는 하마스를 이끌었다”고 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하마스 공격으로 미국 국적자 최소 43명이 살해당했고, 최소 10명이 인질로 잡혔거나 행방불명 상태라고 미 법무부는 덧붙였다.
법무부는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의 안전 등을 고려해 공소 사실을 기밀에 붙여왔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이중국적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이 지난달 31일 가자지구에서 다른 인질 5명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되면서 방침을 바꿨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국의 기소 사실 공개는 인질 6명 사망 이후 ‘즉시 휴전’ 요구가 어느 때보다 거센데도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과 무관치 않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의 최대 걸림돌인 가자지구 내 이집트 경계선인 ‘필라델피 회랑’ 영구 주둔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하마스는 인질 추가 살해를 경고하는 등 되레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공소장 공개로 미국은 일단 이스라엘 편을 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수일 내로 새로운 휴전 중재안을 내놓을 방침인데 그에 앞서 상황 관리에 나섰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정부는 이제는 휴전 협상을 매듭지어야 할 때라고 보고 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휴전과 인질 합의를 매듭짓기 위해 앞으로 수일 동안 계속 (협상에) 관여할 것”이며 “합의를 마무리하려면 양측이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궤멸 완수를 고수하고 하마스 역시 강경해지면서 가자지구 전쟁은 더 잔혹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하마스가 인질을 더 처형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양날의 검”이라며 “하마스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하라는 압력을 가하고 싶어 하지만, 가장 귀중한 협상 칩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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