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공사장서
고압 전류 감전돼 숨져
사고 현장 30여 분간 찍던 CCTV
갑자기 휙 돌려 딴 곳 비춰
지난달 서울 강동구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감전사한 20대 노동자가 쓰러진 채 1시간 이상 방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노동자가 작업을 하다 쓰러지는 모습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는 현장을 확대 촬영하다 갑자기 방향을 돌려 엉뚱한 곳을 찍은 사실도 드러났다. 응급 신고는 그 후로도 40여 분이 지난 후에야 이뤄졌다.
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후 4시쯤 해당 현장에서 일하던 김모(23)씨는 콘크리트 타설 장비 리모컨이 고장나 장비의 전원을 직접 끄라는 지시를 받고 해당 작업을 하던 중 고압 전류에 감전돼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전원 장치에 다가가 손을 넣은 김씨는 갑자기 몸을 떨더니 20여 초 만에 맥없이 쓰러졌다. 이날 오후 4시 11분쯤이었다. 쓰러진 김씨를 비추던 CCTV는 사고 약 29분 뒤인 4시 40분쯤 그를 확대해 촬영했다. 카메라는 약 6분간 김씨를 자세히 찍더니 4시 46분쯤 갑자기 김씨가 있던 곳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른 곳을 비추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의 사고가 소방에 신고 접수된 시각은 5시 26분이었다. CCTV가 최초로 사고장면을 포착한 지 1시간 20분 가까이 지난 시점이었다. 사고 현장 확대 촬영을 시작한 뒤로도 40분여 지난 후다.
김씨가 일한 하청업체의 대표는 방송에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원청에 CCTV를 살펴달라고 부탁했다"며 "CCTV를 통해 김씨를 발견한 뒤 신고가 된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CCTV를 관리하는 원청 건설사는 사고 확인이 늦었던 이유와 김씨 발견 후 갑자기 CCTV가 돌아간 경위에 대해 '경찰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답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관리자 등을 불러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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