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위험, 도주 우려"... 마약류 투약 유아인 1심 법정구속

법원 "약 의존도 높아"... 징역 1년
공범 지인 최씨는 징역형 집행유예

배우 유아인이 3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참여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홍인기 기자

의료용 마약 상습 투약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38·본명 엄홍식)이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씨에게 3일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그를 법정구속하고, 벌금 200만 원과 추징금 154만 원, 약물 프로그램 이수 8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범행 기간, 횟수, 방법, 투약량 등에 비출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구속 직전 법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총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타인 명의로 1,100여 정의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지인 최모(33)씨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숙소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일행인 유튜버에게 흡연 장면이 노출되자 공범으로 만들기 위해 대마 흡연을 강요한 혐의도 적용됐다.

유씨는 의료용 마약류 상습 투약과 타인 명의 이용 스틸녹스 등 상습 매수, 대마 흡연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는 의존성이나 중독성 등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데 피고인은 관리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책했다. 특히 유씨에 대해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대마 흡연과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에 대해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매수한 동기는 주로 잠을 잘 수 없었던 고통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약물 의존성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점 역시 참작할 바가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동종 범행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도 참작됐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지인 최씨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약물 프로그램 수강명령 40시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대마 흡연만 유죄로 인정됐고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방조, 범인도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 협박 등에 대해선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대마 흡연 횟수가 3회로 비교적 적고 단약을 다짐하는 등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