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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곡, 최고 문화 수출품" 바리톤 벤야민 아플 첫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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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곡, 최고 문화 수출품" 바리톤 벤야민 아플 첫 내한

입력
2024.09.04 10:47
수정
2024.09.04 11:07
23면
0 0

5일 롯데콘서트홀서 '2024 여름에 만나는 겨울나그네'

바리톤 벤야민 아플. 세예스24문화재단 제공

바리톤 벤야민 아플. 세예스24문화재단 제공

"시와 음악이 결합된 가곡은 독일의 가장 위대한 문화 수출품 중 하나입니다. 이 예술을 향한 제 사랑을 한국 관객에게 보여드리게 돼 기쁩니다."

한국 음악팬에게는 다소 낯설지만, 독일 태생 바리톤 벤야민 아플(42)은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나그네'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이름을 알린 성악가다. 2022년 자연 풍경에 '겨울나그네' 24개 전곡을 녹인 영국 BBC 영화 '겨울기행'에 출연했고, 같은 해 영국 런던에서 녹음한 '겨울나그네' 앨범으로 프랑스 클래식 음악 전문지 디아파종의 호평을 받았다.

아플이 '겨울나그네'로 한국 청중과 처음 만난다. 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국왕립음악원 교수인 피아니스트 사이먼 레퍼와 함께 휴식 없이 90분간 '겨울나그네' 전곡을 들려주는 '2024 여름에 만나는 겨울나그네'를 통해서다. 아플은 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겨울나그네'는 주인공의 내면 여행을 그리는 작품"이라며 "대개 두려움 때문에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기 어려운데 '겨울나그네' 24곡은 여러 감정을 살펴보게 해 21세기 관객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아플은 '오늘날 가장 전도유망한 독창 가수'(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중 한 사람으로 꼽히지만 직업 음악가의 길에 들어선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소년합창단에서 활동했지만 "혼자 여행 가방을 들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는 예술가의 삶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500명이 한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경영학 학위 과정을 밟으면서 내면의 깊은 감정과 대화를 밖으로 끌어낼 기회가 사라졌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렇게 다시 음악으로 돌아온 아플은 "음악가의 길을 선택한 결정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피아니스트 사이먼 레퍼. 한세예스24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사이먼 레퍼. 한세예스24문화재단 제공


전설의 성악가 피셔 디스카우 마지막 제자

벤야민 아플. 한세예스24문화재단 제공

벤야민 아플. 한세예스24문화재단 제공

아플은 독일 가곡의 상징적 존재인 전설의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2012)의 마지막 제자로서 남다른 자부심도 나타냈다. 2009년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에서 피셔 디스카우를 만난 아플은 그의 사망 3주 전까지 마지막 학생으로 개인 레슨을 받았다. 아플은 "피셔 디스카우를 만난 것은 내 삶의 최고 행운이자 선물"이라며 "그는 50년간 매 연주회마다 음악을 단순히 전달하지 않고 음악의 배경과 작곡가가 처한 상황 등을 깊이 연구해 자신만의 음악을 창조한 음악가"라고 했다.

아플의 내한 공연은 한세예스24문화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미술과 문학에 이어 음악 분야로 문화예술사업을 확장하면서 선보인다. 백수미 한세예스24문화재단 이사장은 "음악을 통해 대중에게 더 풍부한 문화 예술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문학·미술·음악 세 분야의 균형을 맞추며 질적 업그레이드를 하는 게 재단의 올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벤야민 아플과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벤야민 아플 제공

벤야민 아플과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 벤야민 아플 제공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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