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분양인데 원분양가로 대출도
금감원, 여신 프로세스 개선 TF
대출 서류 진위 확인 강화
A은행 여신 담당자는 상가 대출을 취급하면서 차주와 짜고 기준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줬다. 당초 해당 상가는 입주가 되지 않아 할인해 분양했는데, 원분양가 기준의 허위 분양계약서로 감정평가를 한 것이다. 과다 대출금의 일부는 여신 담당자가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B은행 직원은 고객이 제출한 증빙서류를 폐기하지 않고 위변조해 180억 원에 달하는 허위 대출을 받았다.
올해 들어 100억 원이 넘는 영업점 여신 사고가 7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취약점이 드러난 은행권의 여신 업무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3일 금융감독원은 은행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11개 은행 및 은행연합회와 여신 프로세스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100억 원이 넘는 영업점 여신 사고는 앞서 5년간 1건(150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선 7건(987억 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은 점포 및 인력 축소 등의 영향으로 은행의 자체 내부통제에 취약점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확인한 여신 체계상 취약점을 바탕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여신 중요 서류에 대한 진위 확인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다. 소득 및 재직서류의 경우 공공 마이데이터로 징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분양계약서 등 중요서류에 대한 검토 사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장기 미분양 등 취약 물건을 담보 평가할 때는 자체 검증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영업점에서 담보가치를 과대평가해 대출한도를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임대차계약의 내용과 달리 임대료가 낮거나 공실 등의 사실을 발견할 때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마련한다.
박충현 금감원 부원장보는 "부당대출‧횡령 등 연이은 금융사고로 은행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금융사고에 책임 있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는 방침을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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