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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억원 쓴 '박원순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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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억원 쓴 '박원순표'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수순

입력
2024.09.02 11:36
수정
2024.09.02 14:14
12면
0 0

"주민 의견 반영해 내년부터 철거 작업"

공중보행로가 설치된 세운상가 일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공중보행로가 설치된 세운상가 일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예산 1,100억여 원을 투입해 만든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철거한다. 2년 전 개통한 공중보행로가 이르면 내부터 철거될 예정이라 혈세 낭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를 철거하는 방안에 대해 이달 중 주민 공청회를 연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부터 철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박 전 시장의 대표 정책 중 하나다. 상가 간 연계를 높여 주변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로 2016년부터 2022년까지 1,109억 원을 투입해 공중보행로를 설치했다.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 규모로 2022년 개통했다.

하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직후 공중보행교를 '잘못된 정책'으로 지목했다. 2006년 당시 오 시장은 낡은 세운상가를 허물고 복합 개발을 하려고 했으나 박 전 시장이 이 계획을 백지화하고 재생 위주 계획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공중보행로 이용객이 예상보다 적어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감사원이 공개한 감사결과에 따르면, 사업 추진 당시 서울시는 공중보행로로 매년 10만5,440명이 지나다닐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개통 후 실제 보행자는 전망치의 11% 수준인 1만1,731명에 불과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낙후된 세운상가 일대를 재개발해 30~40층 높이의 새 도심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세운상가 건물을 허물어 광화문 광장 3배 크기의 녹지로 만드는 구상을 발표해, 공중보행로도 철거 수순을 밟을 것이란 말이 나왔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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