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트럼프보다 해리스가 더 예측 가능한 상대"

"대선 승자 누구든 양국 관계 개선 불가"
"종전 하루 만에 이뤄질 수 없다" 발언도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7월 6일 상트페테르부크의 한 재계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크렘린궁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련, "공화당 대권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예측 가능한 상대"라고 평가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공개된 러시아 국영 로시야1 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 대권 주자 중 누가 우리에게 유리한 후보냐'는 질문에 "우리는 후보가 없다. 하지만 물론 민주당이 더 예측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가리켜 "예측할 수 있는 구식 정치인"이라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며 "푸틴의 말은 해리스를 포함한 거의 모든 민주당 당원에게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해리스든 바이든이든' 민주당 인사들은 전부 '뻔하다'고 비판한 것이다.

다만 미국 대선 승자가 누가 되든 양국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없다고 페스코프 대변인은 선을 그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나라 이익을 짓밟는 미국 조치가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며 "양국 관계는 역사적으로 최저점에 이르렀으며 관계 회복의 가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해 온 데 대해서 페스코프 대변인은 "마술 지팡이는 없다. 그것(종전)은 하루 만에 이뤄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발표를 하는 것은 상상해볼 수 있는 일"이라며 "그러면 다음 날 아침 키이우(우크라이나 정부)에서는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차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지원 정도를 고려할 때 이것은 순전히 가정일 뿐"이라고도 강조하기도 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