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전혀 문제없다"는 尹… '한동훈' 언급은 안 해

"다양한 의견 나오는 게 자유민주주의"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최근 불거진 당정 갈등 논란에 대해 "당정 간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정갈등과 관련해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제안하고 대통령실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된 국정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이 또 자유민주주의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의료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여당 대표가 제시한 대안을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규정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과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내각이나 당과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되겠느냐"라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고, 또 주말마다 고위당정협의회도 꼬박꼬박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저 역시 의원들, 당 관계자들과 수시로 전화 통화뿐만 아니라, 저한테 (의원들이) 찾아오기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는 "의료 개혁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정부 지침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과 논란 때 한 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정관계에 대한 윤 대통령의 태도에 변화가 감지된다. 한 대표가 공개적으로 의대 증원 문제에 이견을 내놨지만, 이에 대한 잡음이 커질수록 윤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한 의미가 희미해지는 동시에 한 대표의 정치적 체급만 키워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은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다른 질문들과 달리 당정갈등에 대해서는 50초 남짓 짧은 답변만 남긴 채 한 대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30일 예정된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이 취소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브리핑·기자회견 주요 발언. 그래픽=이지원 기자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