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학회 학술회의 특별 대담
오세훈 "국세와 지방세 5 대 5 바꿔야"
박형준 "서울과 지방이 공진해야"
"전국을 4개 초광역권으로 재편하고 중앙정부 권한을 대거 이양해야 한다."(오세훈 서울시장)
"강남 감각을 가진 기득권이 대한민국 발전을 지체시키는 가장 큰 원흉이다."(박형준 부산시장)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수도권 집중화' 현상에서 벗어난 새로운 대한민국 국가모델을 제시했다. 정치·행정·경제 등 한국 사회 전 분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국가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23일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2024 한국정치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 미래 지도자의 길-2030 도시, 국가, 글로벌 문제 극복 리더십'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전국을 수도권·충청권·영남권·호남권 등 4대 초광역권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 '지방거점 대한민국 개조론'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유력하게 꼽히는 오 시장이 국가 단위 발전 전략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먼저 중앙과 지방 동행 기반의 국토 균형발전 전략인 '4개 강소국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오 시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GDP가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높다. (지역 간) 경쟁이 경쟁력"이라며 "우리나라도 4개 초광역 지방 거점을 만들고 지역발전 전략을 재량껏 구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세와 지방세 세입을 5 대 5로 나누고 지방정부에 규제 완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조직·인사권한 이양까지 포함해 행정 거버넌스 체계를 바꿔서 지방이 뛸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에 앞서 기조발제에 나선 박 시장은 "수도권 일극주의와 강남 감각을 가진 엘리트 지배층이 현재 대한민국 발전을 지체시키고 있는 가장 큰 원흉"이라며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하는 '공진(共進)국가론'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잠재적 저성장 우려, 초저출산, 지역·세대·계층 격차 확대 등 대한민국 3대 위기 연결고리는 수도권 일극주의 문제"라며 "'인서울' 하지 않으면 뭘 할 수 없고, 누구나 강남권에 살고 교육시키려 하는 '강남 감각'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수직적 구조가 계속 강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남이 생활양식과 패턴을 공유하는 한국형 엘리트주의를 '강남류'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계시는 높은 분들에게 지역 문제를 강조해도 마음으로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없다. 자신의 감각 세계를 넘어서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그것이 바로 강남류를 공유하는 대한민국 지배 엘리트들의 문제"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저출산은 (강남류) 기득권 세대가 만든 철통같은 지배구조에 대한 젊은 세대의 생물학적 저항"이라며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 생산성은 낮아진다. (수도권 중심 발전 모델이 아닌) 혁신과 공감의 리더십으로 공진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이날 대담을 마친 뒤 부산시청에서 지역 상생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서에는 △도시 디자인정책 교류 활성화 △워케이션 활성화 및 관광교류 확대 △정원문화 활성화 △스타트업 육성 협력 △데이터 기반 행정 활성화 등에 상호 적극 협력하고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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