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수출 증가, 경기 외 요인 커져"
최근 금융시장을 뒤흔든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해 한국은행이 “가능성이 작다”는 진단을 내놨다.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악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한은 조사국은 22일 ‘최근 미국 경기흐름에 대한 평가와 대(對)미 수출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미국 노동시장은 수급이 균형을 찾는 정상화 과정에 있다”며 “미국 경기가 단기간 내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대량해고 등 급격한 노동수요 위축이 나타났던 과거 경기침체기와 달리 현재 미국 해고율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성장률이 크게 꺾이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는 양호한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성장세가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연착륙 과정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미국 경제는 고물가·고금리 영향이 누적되며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 속도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 이민자 유입 지속 등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연간으로는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성장률이 예상된다며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
미국 성장세가 예상보다 더 둔화하더라도 우리 수출이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한은 분석이다. 철강·화공품 등 중간재 수출 하방 압력이 커지겠지만, 자동차·기계류 수출이 완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최근 대미 수출호조는 친환경 자동차 분야의 높은 경쟁력, 미국 산업정책 변화 등 비(非)경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만큼 미국 경기가 큰 폭으로 둔화하지 않는다면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장기화 가능성,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에 대한 기업들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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