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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역대 최대 이자수익... '돈 잔치' 일등공신 된 정부

입력
2024.08.23 0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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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최상목(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은행권이 상반기 이자 장사로만 역대 최대치인 30조 원을 번 것으로 드러났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규모가 계속 늘어난 데다가 대출 금리는 오르는데 예금 금리는 내리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영향이 크다. 혁신과 공공성은 망각한 채 이자 장사에만 매달리는 은행도 문제지만 빚을 내 집을 사라고 부추기던 정부가 뒤늦게 오락가락 정책을 편 난맥상이 결과적으로 은행 배만 불리고 있다.

은행들이 예금을 맡기는 금융 소비자에겐 낮은 이자를 지급하면서 대출 시엔 높은 이자를 받는 예대금리차(예대마진)로 손쉽게 수익을 올린다는 비판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문제는 전체 대출 규모가 커지며 예대금리차는 1~3%포인트에 불과해도 이자수익 절대액이 막대해진 데 있다. 실제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 원으로,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과 신생아특례대출 등 70조 원도 넘는 정책 자금을 푼 게 패착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부채도 지난해 말 2,780조 원으로 최고치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국가가 빚을 줄이는 정책을 편 것과 배치된다. 결국 정부가 민간 부채 관리에 실패한 게 은행 돈 잔치의 토대가 된 셈이다.

더구나 어설픈 관치는 이익 폭을 더 키웠다. 당초 7월 예정이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을 돌연 연기한 건 대출 막차 수요만 자극했다.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집값까지 들썩이자 당국은 이번엔 거꾸로 대출을 줄여야 한다며 은행들을 압박했다. 이에 주택담보 대출금리가 잇따라 올랐다. 반면 은행들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을 내세워 예금 금리는 내렸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며 은행 이자수익이 눈덩이처럼 커진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은행들이 역대 최대 수익을 올리자 “돈 잔치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은행들이 올해 더 큰 돈잔치를 벌일 수 있도록 도와준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정부다. 이 정도면 실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고객 돈으로 장사하는 은행들도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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